• 최종편집 2024-03-28(목)
 

 

● 소정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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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마지막 경선 투표을 앞두고 민주당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당내 유력주자 문재인 전대표에 맞선 2위 안희정 충남지사의 국민적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과 대선이 따로 노는 여론의 불일치 현상이다.  


호남, 충청, 영남 경선을 끝내고 마지막 격전지 수도권 경선을 앞둔 현재 문재인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59%로 수도권에서 득표율 45%만 넘으면 본선 직행이 가능하다. 안희정지사와 이재명시장은 영남경선이 끝난 직후부터 전체 선거인단 3분의2에 해당하는 136만 5천명의 수도권 표를 겨냥한 최후의 선거운동에 나섰다. 다수 전문가들은 그러나 큰 이변이 없는 한 수도권에서 문재인후보가  45%을 넘겨 대선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주자로 2위 안희정 지사가 여전히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가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 시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각각 41.7% 대 39.3%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박빙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안 지사가 안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각각 44.8% 대 34.8%로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지사는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에게 밀리고 있지만 본선 후보로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조사가 가지는 의미는, 안지사는 경선 이전부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계속 수위를 달려왔는데 경선 막바지인 최근까지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 추세가 변함이 없다는데 있다. 오히려 문대표가 대선주자가 되면 안지사 지지표의 33.3%가 안철수 전대표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물론 다자대결이 될 경우 표가 다소 분산되지만 후보간 우열에는 큰차이가 없고, 또한 향후 대선은 양자 대결이 유력하다. 민주당을 진보로 볼 때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지지도가 미미한 가운데 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 등의 영향으로 보수쪽의 지지율은 낮게 전망된다. 이럴 경우 중도 진보나 보수표의 일부가 안철수 전대표 지지로 기울면 문재인 후보는 선거에 패할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경선이냐, 대선이냐’는 본질적 의문을 던지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선을 빗대어 ‘안방대세 Vs 국민대세’로 비아냥 대기도 한다. 당내 경선에서는 문재인이 독주하지만 국민여론은 안지사가 우위에 있다는 의미다.


대선주자로서 문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선초기부터 안지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높아지면서 대다수 언론에서도 문 후보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조차 ‘절대 투표하지 않을 후보’로 문재인이 27.5%를 얻어 1위를 달리고 있다. 


적폐청산을 주장하면서 줄세우기와 무차별 영입, 지역감정 조장 등 스스로 적폐세력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경선에서도 댓글부대의 동원 등 문후보측의 더티플레이도 다른 경선주자를 자극하고 있다. 아들 취업비리, 개인 건강문제 등 혹독한 검증을 문후보가 견뎌낼지도 의문이다. 민주당내의 한 인사는 “박정희가 죽고 민주화를 염원했는데 전두환이 나타나 더 강한독재를 했고, 박근혜 탄핵되고 차원높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데 판박이의 더 교묘한 패권정치가 나타날 것”을 우려했다.


경선이 진행될수록 문후보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높아지면서 김종인, 홍석현등 원로그룹들에 의한 대연정론 시도 움직임도 최근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안철수 후보와 일부 보수 세력을 연합할 경우 보수를 안고 가는 후보가 당선될 것을 자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지사의 탈당과 대연정 대선후보 옹립을 거론하는 인사들도 있다. 국민적 지지율이 당내 선두주자 문재인후보보다 높고, 정치역량에서는 안철수 전대표보다 우위에 있어 대선주자로 나설 경우 실제 지지율이 높을 것이라 장담한다. 지역 정치 경험 등에서 얻어진 자신감으로 다수를 아우를 유력후보이며, 원로그룹의 지지에다 대중적인 표 흡인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탈당 반대론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한 열심당원은“지지자들은 그럴 수 있겠지만 안지사는 그럴 생각이 없을 것이다. 민주당의 개혁과 정당중심 정치 지도자인 안희정이 원하는 길도 아니다. 대연정은 사회통합과 민주제도.개혁을 위한 방법이지 대연정이 목표는 아니”라고 강변한다. 


과거 이인제 후보의 탈당을 추억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당시의 경우 새 트렌드인 노무현이 부상하면서 구세대인 이인제가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과정이었지만 현재의 새트렌드는 안희정 지사라는 주장이다. 대연정론을 비롯한 안희정지사의 ‘정치적 상품성’이 범보수와 양심적 진보층의 지지를 얻을 경우 탈당의 명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탈당파의 한 관계자는 “안지사가 던진 대연정의 파장이 크다. 국민들도 이제 눈치를 채 버렸다. 일당 독주는 옳은 방법이 아니며 다른 방법도 얼마 던지 모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제 널리 퍼졌다”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의 지도력에 대한 우려가 현존하는 현실에서 현재 여론 추세가 지속되면 진보진영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지지표만 굳은 상태에서 더 이상 표가 들어오지 않고 범보수와 안철수 지지층의 표가 결집하면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은 눈앞의 승리를 놓치게 된다. 


‘확실한 필승 카드로 갈 것이냐, 관성적인 지지로 또한번 좌절할 것인가’ 민주당의 행로는 3일 고척돔의 선거인단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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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더민주 당원들 "누구를 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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