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2(월)
 
8f923731b7a6400aca0a860c8c169269.jpg▲ 윤빛가람, 김승대
 
[동포투데이] 그것이 알고 싶었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석 부근에 있다가 나오는 윤빛가람을 붙잡았다. 워낙 내성적인 친구라 평소에 인터뷰를 잘 받는 편이 아니었지만 기어이 카메라 앞에 세웠다.

"아까 엉덩이 걷어차서 일으켜 세우면서 승대한테 뭐라 그랬어요?" 

피씩 웃더니 왈 "임마, 세게 차면 3점 버냐고 했어요 ㅎ"

누구보다 가람이가 아쉬웠을 것이다.

경기 막판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완벽한 패스를 내줄 때는 승대가 꼭 마무리를 잘해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승대가 허탈하게 날리자 가람이는 털썩 드러누웠다. 승대가 완벽한 기회를 날리고 바로 경기종료 휘슬이 울려서 아쉬움은 더욱 진했을 것이다.

그래도 가람이가 먼저 일어나 승대한테 다가가더니 엉덩이를 걷어차며 일으켜주었다.

가람이를 인터뷰 하는데 승대가 다가왔다. 힐끗 눈을 마주치더니 시선을 피한채 서둘러 빠져나가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오늘 연변은 잘했다. 비록 늦긴 했지만 573분 만에 드디어 시즌 첫 골을 신고했고 거물들이 즐비한 강호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다. 선제 실점을 내주는 장면에서는 오늘도 운이 따르지 못했지만 동점 골을 만든 장면에서는 연변팀 특유의 날카로움이 살았고 후반 막판 몰아치기로 상대의 혼을 쑥 빼놓았다.

경기 후 박태하 감독도 과감한 도박을 했다고 인정할 만큼 파격적으로 나왔지만 오늘의 전술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빅팀을 상대로 선전했으니 오는 토요일 천진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충분히 승점을 노려볼만한 것이다. 만약 다음 원정에서 톈진을 잡는다면 29일 홈에서는 이장수 감독의 경질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창춘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간발의 차이란 원래 시간만 흐르면 금방 극복하고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다. 조직력이 점점 살아나고 있는 연변은 분명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인터뷰 말미에 가람이가 이런 말을 했다. "어떡해요, 아쉽지만 다시 시작해야죠 뭐  ㅎㅎㅎ"

최국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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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 비하인드] 임마... 세게 차면 3점 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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