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술, 술은 고대 사회로부터 줄곧 중요한 사회 문화적 기능을 부여받았다.

 

3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9000년 전 중국 남방에서 맥주를 마셨다는 흔적이 새로 나왔다. 연구 중인 도자기가 비거주지역 묘역에 있는 점으로 미뤄 당시 사망자를 기리는 의식의 일부였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공식저널 ‘플로스원(PLoSOne)’ 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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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浙江省) 유물고고(考古)연구소 연구원이자 상산유적 고고대장인 장러핑(蒋乐平)과 미국 스탠퍼드 대학 고고센터의 왕자징(王佳靜)이 이 연구의 통신주필로 나섰다. 왕자징은 현재 다트머스 대학 인류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연구는 저장성 이우 교두(义乌桥头)의 한 무덤에서 발견된 고대 토기를 분석한 것으로 이 덕분에 교두 터는 세계 최초로 맥주를 마셨던 곳 중 하나가 됐다.

 

교두유적은 저장성 이우시 청시가두(城西街道) 교두 마을 서쪽에 위치한 약 2000평방미터의 대지로 지금으로부터 약 8000~9000년 떨어져 있는 유적이다.

 

2012년 발굴 이후 상산문화 중기부터 말기 사이의 채색도자기가 많이 출토돼 온 교두 유적에 고고학계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유적 고고발굴지역은 약 축구장 3/4 크기의 토대 더미로 지상보다 약 3m 높았고 주변에는 너비 10~15m, 깊이 1.5~2m의 인공수로가 있었다.

 

현장에는 인간 거주지가 없었다. 그러나 고고학자들이 이곳에서 상산문화의 첫 무덤을 발견했고 지금까지 인간 유골이 온전히 보존돼 있는 저장성 최초의 무덤이기도 하다. 교두 유적에서는 현재 2구의 인간 유골이 발견되었으며 이 중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1구는 키 1.73m의 장년 남성으로 동쪽을 향하고 옆구리를 구부린 도자기를 품고 있었다. 고고학계에서는 저장성 1인자라고도 불리며, 이 사람은 부족장 신분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이 유적에서 발견된 각종 유형의 도자기들을 분석한 결과 크기가 제각각이며 일부 용기는 상대적으로 작아 오늘날 사용하는 음주용기와 크기가 비슷하다. 그리고 각각의 도자기는 크기가 훨씬 큰 저장용기 대신 컵처럼 한 손에 쥐우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이 분석한 그릇 20점 중 7점은 목이 긴 도자기로 역사 후기에 음주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었다. 연구진은 도자기 내부 표면에서 추출한 전분, 식물석, 진균 등 미화석 잔여물을 분석한 결과 이 용기들이 음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그들이 발견한 모든 것들이 단지 토양 오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들은 또한 그 지역 주변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과 비교했다.

 

연구진은 도자기에서 식물석과 전분 알갱이 등 미세 식물 잔여물과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 잔류물을 발견했는데, 이는 맥주 발효 잔류물과 일치했다. 연구팀은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는 한 토양이나 다른 수공품에서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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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두 유적의 도자기 잔존물 분석을 통한 결과 그것은 맥주를 담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가장 보편적인 의미에서 맥주는 쌀과 율무라는 곡물과 확실하지 않은 덩어리로 만든 발효음료였다.

 

왕자징은 “이 오래된 맥주는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IPA와 같은 맥주와 다르며 살짝 발효된 단 음료일 가능성이 높아 색깔이 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중국 남방의 창장 유역이 지금은 전국에서 벼의 중심지라고 하지만 벼를 본격 재배하기는 1만 내지 6000년 전에 서서히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9000년 전까지만 해도 벼는 재배의 초기 단계였을 것이고 당시만 해도 주로 수렵채취로 먹이를 구했으며 벼 수확과 가공이 모두 노동집약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교두의 맥주는 의식적인 음료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맥주 양조 과정에 곰팡이가 사용된 흔적도 발견됐다.

 

연구에 따르면 교두 유적 도자기에서 발견된 곰팡이는 동아시아에서 청주나 다른 발효쌀 음료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누룩 속 곰팡이와 유사했다. 특히 이에 앞서 2019년 왕자징 등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

 

곰팡이가 중국에서 발효에 사용된 것은 8000년 전이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 결과가 이전의 연구보다 분명 한발 앞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발효가 자연적으로 일어나기에 9000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곰팡이를 만들었는지는 아직까지는 미스터리다.

 

왕자징은 “남은 쌀이 있다면 곡물에 곰팡이가 피었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 주의했을 것이며 곡물은 더 달콤해지고 알코올 함량은 더 높아진다. 사람들은 곡물에 곰팡이가 피는 것과 관련된 생화학은 몰라도 발효 과정을 관찰하고 실험을 거듭해 활용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교두 유적의 도자기가 비주거 지역의 무덤 근처에서 발견된 점을 감안할 때 맥주가 담긴 도자기가 고인의 장례식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로 이들은 의식화된 음주가 사회적 관계와 협력에 필수적인 부분이 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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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교두 유적서 9000년 전 맥주 마신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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