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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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 핀란드 국기가 게양됐다. 이로써 이 북유럽 국가는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다고 복수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기 게양식에는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과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 안티 카이코넨 핀란드 국방 장관이 참석했다.


하비스토 장관은 나토 외무장관 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기 전 브뤼셀 주재 미국 대표에게 나토 가입 계약서를 전달했다.


같은 날 그는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도 핀란드를 대표해 참석했다. 이날 그는 성명에서 “우리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다…이는 유럽과 대서양 지역 전체의 안정과 안보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핀란드가 나토 31번째 회원국이 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는 나토 역사상 가장 빠른 가입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크는 “나토 본부에 핀란드 국기가 게양되기를 기대했다”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핀란드와 북유럽, 그리고 나토 전체의 안보에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톨텐베르크는 “핀란드는 NATO에 잘 훈련되고 잘 장비된 군사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 밖에 있는 스웨덴도 회원국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우여곡절의 ‘나토 가입’ 과정


2022년 5월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했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반대했다. 규정에 따르면 나토는 30개 회원국의 ‘일치된 동의’를 전제로 새 회원국을 흡수해야 한다.


튀르키예, 스웨덴, 핀란드는 여러 번의 협상 끝에 같은 해 6월 말 양해각서에 서명해 튀르키예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원하기로 합의했고, 스웨덴과 핀란드는 쿠르드노동자당, 시리아 쿠르드 무장 '인민보호군' 및 '귈렌 운동'을 지지하지 않고 튀르키예에 대한 국방 장비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튀르키예는 양국이 각서대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내가 튀르키예 공화국 국가원수인 이상 테러지원국의 나토 가입에 대해 ‘좋아요’라고 말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2023년 들어 튀르키예의 태도가 바뀌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 과정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월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지만, 스웨덴에 대해서만은 그렇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튀르키예에 당국에 따르면 핀란드는 회원국 자격을 얻기 위해 필요한 일을 했고 스웨덴은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거의 1년의 조정과 기다림 끝에 2023년 3월 말 핀란드는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 4월 4일 정식 ‘가입’을 선언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앞두고 마린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이 2일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안티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민족연합당 당수가 차기 총리로 당선돼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오르포는 나토 가입, 경제 회복, 성장 촉진, 고용 창출 등 ‘핵심적이고, 중요하고, 중요한 문제’를 정부 계획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핀란드 총선 결과가 나토 가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나토 가입은 핀란드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중립을 깨고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핀란드는 정식 회원국이 되면 나토의 모든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유럽 대륙의 ‘역사적 재편’?


러시아의 인접국인 핀란드는 약 1,340㎞의 육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서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고 중의 하나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가져온 직접적인 변화는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러시아의 국경선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앞서 AP통신은 핀란드·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유럽 대륙에서 ‘역사적 재편’이 일어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발트해에서 7번째로 가입한 핀란드가 이 지역에서 나토의 군사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 핀란드의 훈련된 군대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의 서쪽에 대한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 간 해상 항로를 더욱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극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추운 날씨에 훈련받은 핀란드군은 나토 전략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란드도 나토 5조에 규정된 집단방어 조항을 적용받아 어느 회원국이 무력 공격받으면 다른 회원국이 지원할 의무가 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지정학연구소장인 레오니드 이바쇼프 대령의 말을 인용해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가 “나토군을 포용하는 비 독립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바쇼프 대령은 또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병력 수가 종전의 5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모스크바는 여러 사단과 방공 시스템, 특정 유형의 미사일 무기를 배치해 국경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사력 한층 강화할 듯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 이후 러시아 측은 경고 외에도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오펜부르크 국경에 군용 캠프를 배치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주둔한 부대가 전투 당직을 지속하는 식 등이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두고 “서부와 북서부 방향으로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토의 다른 회원국의 군대와 자원이 핀란드에 배치되면 러시아의 군사적 안보를 확실히 확보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서부 군구에 12개 사단을 편성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연방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앞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는 “발트해 지역의 비핵화 지위는 더 이상 논의될 수 없다거나 발트해에 핵무기와 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3일,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에 핀란드 영토 주둔을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나토가 핀란드에 군대를 주둔시킬지는 핀란드에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우어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아직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물론 미래에는 있을 수 있고, 그때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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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본부 핀란드 국기 게양…유럽 대륙 ‘역사적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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