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30(목)
 
[한국인권신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지난 3일 ‘신원불일치자로 자진신고’한 사람이 중국 등 9개 국가 국민 4,260명이며, 이중 중국동포가 4,151명으로 97%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신원불일치자 자진신고’는 과거 위명여권(다른 사람의 신상정보를 이용해 만든 여권)으로 불법 입국한 외국인에게 자진신고 후 출국하면 6개월 후 합법적으로 재입국을 허가하겠다는 제도다. 만약 불법체류로 적발되면 강제퇴거명령과 10년간 재입국이 금지된다.

법무부는 국내에서 신고한 출국대상자 가운데 98%에 해당하는 2,246명이 자진 출국했다며, 이번 자진신고제가 체류질서 확립에 기여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그러나 2011년 기준 공식적으로 확인된 불법체류자 수는 전체 체류외국인(140만여 명)의 12% 달하는 17만여 명이다. 현재 불법체류자 수는 20여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불법체류자 수(17만 명)를 고려한다면 자진출국자 수는 약 1.3% 밖에 되지 않는다. 법무부가 이번 결과 발표에 전체 불법체류자 수를 언급하지 않고 자진출국자 수만 밝힌 이유다. 마치 대부분 불법체류자가 자진 출국한 것처럼 보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번 자진신고제는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강한 의지인 동시에 인도적이며 온정주의적 정책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도가 발표되자 당사자인 불법체류자들까지도 우리 정부에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박수의 울림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도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제도에는 예외 조건이 달려 있었다. 제도 공시일인 ‘12.9.11 당시 이미 불법체류 상태의 외국인은 제도에서 제외된 것이다. 즉, 위명여권 소지자이지만 체류기간이 남아 있는 등록외국인에게만 해당하는 제도였다.

결국, 지문이나 신분을 위조한 똑같은 범죄행위임에도 제도 적용을 차별화해 시행한 것이었다. 위명여권 소지에 대한 처벌이라면 당연히 불법체류이건 합법체류이건 둘 다 일관된 잣대로 공평하게 이뤄져야 했다.

또한, 자진 출국하면 6개월 후 재입국할 수 있다는 주장은 법무부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다. 불법으로 여권을 조작해 강제 송환된 사람을 쉽게 국외로 다시 출국시킬 국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자진 출국한 외국인은 6개월 후에 재입국할 수 있도록 해당 국가 간 협약을 맺은 것도 아니다.

특히 위명여권으로 이미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들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제도에 충실히 따르자면 이들도 자진출국 대상자다. 중국의 경우 신분증 갱신을 하지 않은 채 해외에 장기 거주하면 호적이 강제 말소될 수도 있다. 국적은 중국인데 호적은 사라지게 된다. 또, 만약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내 부동산을 매입했거나 상가를 임대해 영업 중이라면 소송 절차에 따라 새로운 판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법무부의 홍보 부족 역시 저조한 실적의 원인 중의 하나라로 뽑힌다. 아직은 체류외국인을 위한 일괄적인 정보전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외국인들이 외국인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알아보지 않는 한 출입국업무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불법체류자의 증가는 외국인범죄 증가와도 분명 무관하지 않다. 당연히 철저한 단속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모든 제도 시행에 앞서 충분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하며 정책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고 시행돼야 한다.

법무부가 밝힌 이번 내용을 살펴보면서 여전히 자화자찬용 보고서를 만들고 독단에 빠져 여론을 무시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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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불일치자 자진신고제 효과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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