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 김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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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90년대는 중국이 한류에 물들기 시작한 시기라 할 수 있다. H.O.T, 젝스키스, S.E.S , 핑클! 그 시절 연변을 강타했던 한국 1세대 아이돌그룹의 이름이다. 하지만 그들보다도 연변에서 큰 존중과 사랑을 받은 한국인을 꼽는다면 1997년 연변오동팀의 사령탑을 잡은 고 최은택 교수이다.
 
1997년, 한국에서는 독일어로 6개의 수정이란 의미로 젝스키스라는 6인조 남성그룹이 데뷔 했다. 같은 해, 연변축구는 “연변오동”이란 팀 이름으로 당시 중국 최고 축구무대인 갑A리그에서 한국돌풍을 일으키며 매체들과 전문가들의 판단과 달리 갑A리그 4위를 했다.

2000년, H.O.T 와 함께 한국 신세대 가요계를 평정하던 젝스키스는 해체 선언을 한다. 같은 해, 연변오동은 불행하게도 갑B로 강급하게 되면서 구락부 사정상 절강의 모 기업으로 매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힘들게 을급리그에서 갑급리그로 승격한 십년 간 해마다 정성들여 키운 선수 한 명으로 바꾼 이적료로 한 시즌을 버텨야 했던 굶주린 나날들은 지속되었다. “연변축구는 과연 연변오동 시절처럼 부활할가?” 수많은 연변축구팬들의 수없는 되뇌임이다. 그뒤로 “연변오동”은 연변축구의 대명사로 되었다.

2015년, 연변축구의 기적 같은 부활로 많은 팬들은 연변오동에 대한 회상으로 대리만족을 하던 시기를 종료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연변팀은 기적에 불과할 뿐이라고 의심했다. 하지만 연변축구는 이 모든건 기적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강팀하고는 악착스레 끝까지 달라붙어 무승부라도 거두나 약팀 앞에서는 쓸쓸하고 허무한 무너짐, 너무 완벽했더라면 쉽게 잃을가봐 혹은 잊을가봐 걱정도 들었겠지만 이는 틀림없는 우리에게 익숙한 연변축구이며 우리에게 있어 연변오동의 판박이었다. 어쩜 이 모든 것은 박태하 감독이 진정한 신이기에 연변오동에 대한 복사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신”, “지신”을 만들어낸 분이 바로 신중의 “신” 박태하 감독이다. 연변오동의 응답은 어쩜 박태하 감독이 같은 민족의 축구부활을 위한 사심없는 노력이 가상하여 전달된게 아닌가싶다.

연변축구가 “연변오동팀”으로 데뷔한 해로부터 꼭 20년이 된다. 연변오동팀의 경기를 보러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현장에 갔던 그 어느덧 시집, 장가를 간 가장이 되였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절반 연변오동의 응답을 기다렸다. 20년 동안 결코 변하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연변축구에 대한 팬들의 변하지 않는 사랑은 여전했고 축구의 고향답게 대부분 연변적 선수들 혹은 연변유스팀에서 뽑은 현지선수들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꼭 좋은 것만 변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같은 상황에서 연변은 경고 혹은 퇴장이 추가되지만 다른 팀은 그냥 반칙이다. 이 모든 것은 수백억 위안의 돈을 태우고 있는 중국 슈퍼리그를 좌우지 하는 심판들의 판정이다.

홈장에 많은 팬들이 있는건 어느팀이나 마찬가지일 듯, 연변은 어디로 원정을 가나 원정팬 구역은 늘 붉은색 물결로 물들어져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그 옛날 살길을 찾아 두만강에 눈물을 뿌리며 울며 겨자먹기로 찾아온 곳은 바로 중국의 작은 변방지역 연변이라는 곳이다. 조선족이란 이유로 뭉치고 조선족이란 이유로 조선족 선수를 위주로 무어진 팀을 응원하고 조선족이란 이유로 타향에 있는 원정 팬들은 고향을 그리며 원정팬 구역을 붉게 물들여 놓았다

2016년, 고지용을 제외한 5명이 젝스키스로 다시 뭉쳤다. 해체한지 16년만에 한자리에 모인셈이다. 20년전 노란색 풍선을 흔들며 젝스키스를 응원하던 팬들도 어느덧 가장이 되어 다시 뭉친 젝스키스에게 “돌아워줘서 고마와”라고 응원했다. 같은 해, 연변축구는 16년만에 중국 최고 축구무대로 복귀했다. 그리고 슈퍼리그 잔류성공 및 최종 리그 9위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어쩜 우리 팬들은 작은 수정이 되여 전국 각지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연변축구라는 이유로 뭉쳤고 또 뭉친다. 비록 연변오동은 응답을 했지만 흩어진 수정들이 다시 고향에 뭉칠 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간들이 걸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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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했다! 연변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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