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박태하, 당신은 멋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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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당신은 멋진 사나이

박태하 감독에게 부치는 메시지 - 채영춘
기사입력 2018.11.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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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사물이 류통기한이 있듯 정치인이나 스포인인 모두 주어진 임기와 기한이 있기 마련이지요. 당신이 연변축구단 사령탑으로 등단하면서 맺어진 연변과의 화끈한 인연은 일단 4년이라는 임기로 규제돼 있었으니 우리의 만남은 예고된 작별을 동반한거나 진배없지요. 예상 못한 건 아니지만 막상 그 임기가 다 채워져 아쉬운 작별의 순간이 다가오니 왜 이렇게 서글퍼지는지 모르겠어요.

임기는 한 축구감독에게 있어서 엄격히 통제된 시간안에 자기의 능력을 검증받는 무자비한 수험현장과 같다고 생각해요. 이 수험현장을 무난히 소화하고 멋진 일화를 남긴 ‘슈퍼맨’이 있는가 하면 수험현장에 들어서기 바쁘게 삐꺽 거리다가 중도하차한 실망스러운 ‘아마추어’도 가끔 나타나는 오늘의 현실이지요. 한국국가팀의 사령탑을 잡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네덜란드인 히딩크 감독, 어렵던 시절에 연변축구단을 사경에서 구해내고 연변프로축구의 전설을 엮어낸 중국전역에서 ‘축구전도사’로 명망 높았던 고 최은택 한국인 감독, 이들은 모두 주어진 임기에 출중한 성적표를 제시한 ‘모범생’들이였지만 중국축구를 전혀 파악못한 상황이면서 높은 년봉에 현혹되여 아리숭한 졸작을 거듭하다가 임기 초반에 ‘수험장’에서 밀려난 스페인적 중국국가팀 감독 카마초씨는 ‘락제생’ 오명을 쓴 재수없는 사나이였죠.

그러고 보면 ‘임기’라는 ‘수험장’은 감독 ‘모범생’에게는 영예훈장의 심사권위자이면서 동시에 불명예 기록자를 가려내는 “판독시스템”인 셈이죠.

박태하, 당신이 연변축구팀을 맡게 된 임기시작은 진흙탕과 가시밭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지요. 2부(갑급)리그에서 만신창이 되여 3부(을급)리그로 강등된 연변축구팀은 누가 봐도 천길낭떠러지에 선 위기일발의 초라한 모습이였죠.

연변팀의 무엇이 당신의 발목을 잡았을가요? 어마어마한 년봉? 아니죠. 프로축구진영에서 가난뱅이로 정평난 변강소수민족구단에서는 외적감독을 유혹할 만한 경제적 보장이 전무했었고 당신 또한 이 점을 모른는바 아니였죠. 그렇다면? 전임 연변주체육국장 임종현씨의 말을 빈다면 ‘중국 유일 조선족축구팀’이라는 이 둘도 없는 비장의 카드가 당신을 울컥하게 한것이죠. 한국 국내 많은 지인들의 극구 반대와 충고를 뒤전으로 한채 중국 몇몇 부자구단에서 리브콜을 보낸 상황에서 박태하 당신은 ‘돈’이 아닌 ‘조선족’을 선택한 것이예요.
‘꽃방석’이 아닌 ‘바늘방석’에 앉기로 작정한 어려운 선택으로 박태하 당신은 4년 임기 첫 출발부터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됐고 ‘박태하’호가 펼쳐내는 역전드라마는 국내 어느 구락부팀과도 구별되는 모방불가능한 ‘명작품’으로 되여 중국축구무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지요.

(3부리그로 강등했던 ‘졸부’가 하루아침사이에 2부리그를 호령하는 ‘호랑이’로 돌변하다?!)

이 종잡을 수 없는 그라운드의 반전풍운은 한때 연변팀 ‘비밀구기(球技)’에 대한 축구계와 매스컴들의 최대 관심사로까지 격상되면서 당신을 그 중심에 서게 했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연변축구의 자존심을 되찾은 그 같은 기분에 휩싸인 연변, 아니 중국조선족사회가 감동으로 열광하였지요.

당신이 연변축구팀 사령탑을 내려놓고 연변을 떠나게 되는 오늘, 당신과 4년동안 울고 웃으며 함께 해온 연변축구팬들은 당신이 연변구단을 이끌어 만들어낸 ‘갑급리그 챔피언, 슈퍼리그 진출, 슈퍼리그 9위’의 기적을 한목소리로 칭송하고 있어요. 그래요. 아무리 애써도 경기결과가 부진의 련속으로 이어진다면 팬들이 감독에 대한 기대는 허물어지기 마련이지요. 축구경기성적은 축구경기과정과 정비례된다고 할 때 연변팀의 지난 4년간 창출해낸 ‘갑급리그 챔피언, 슈퍼리그 진출’ 성적결과는 한마디로 설명이 어려운 복합적인 요인을 반죽시켜 일궈낸 확 달라진 경기과정에 토대하고 있음을 팬들은 잘 알고 있어요.

일전에 당신이 그라운드에서 가졌던 눈물젖은 고별식 현황을 지켜보면서 왜서 박태하 당신이 ‘돈’이 아닌 ‘조선족’을, ‘꽃방석’ 아닌 ‘바늘방석’에 앉기로 작심한 어려운 선택을 했는지 알것 같더라구요.

‘돈’으로 바꿔온 ‘성적표’는 가치가 떨어지고 ‘꽃방석’에 틀고앉아 만든 이미지는 잠시적일 수 있지요. ‘돈’과 ‘꽃방석’의 유혹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당신이 거머쥔 것은 인성화축구에 의한 당당한 겨룸이였죠. ‘금원경쟁’이 도를 넘는 중국프로축구현장에서 ‘돈’이 아닌 ‘인성’에 올인한 자체가 자신에 대한 도전이고 중국프로축구체계에 대한 과감한 ‘반역’이였지요. 이 ‘비대칭 도전’은 결국 값진 결과를 이뤄냈고 오늘의 인간 박태하를 부각시겼어요. 박태하, 당신은 멋진 사나이로 중국축구계에 족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4년 임기를 통해 당신이 잃은 것은 ‘돈’일수 있으나 얻은 것은 ‘돈’보다 훨씬 값진 수십만 연변 나아가 중국조선족사회의 절대적 사랑과 중국축구계에 불어넣은 신선한 박태하 축구리념의 정착이 아닐가요?

지난 4년간 당신을 지켜보며 연변축구와 영욕을 함께 해온 팬의 한사람으로서 나는 당신의 연변축구정신의 계통과 노력으로 구축한 축구리념을 인성화에 토대한 ‘신뢰축구론’으로 정리해보았어요.

“신뢰가 바탕이 된 팀을 만들겠다.” - 박태하 당신의 고백은 4년 임기에서 당신이 일관하게 강조해온 신조였고 ‘신뢰축구’ 골격을 형성한 밑그림이였지요. 당신의 ‘신뢰축구론’은 연변구단의 선수진영과 연변축구팬 진영 이 두개 측면을 멋지게 포용하는 독특한 인격카드로 작용해왔다고 보는데요.

선수단에 대해 하던 당신의 이 말을 기억하고 있어요.

“선수관리나 스케쥴운용, 작전지시 등 세세한 부분의 소통을 통하여 감독과 선수의 신뢰감이 쌓이는 만큼 자률속에서 원칙이 지켜지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여러 슈퍼리그팀의 외적감독들이 ‘연변팀은 감독의 전술의도를 가장 잘 터득하는 팀’이라고 부러워한 그 뒤면에는 역시 감독과 선수의 소통이 찰떡궁합처럼 맞춰져있고 궁극적으로는 박태하 당신의 ‘신뢰축구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라운드에 있는 당신의 모습은 쉽게 폭발하는 축구감독이라기 보다 늘 친근한 동네 아저씨같은 차분한 그런 모습이였어요. 물론 그 같은 여유있는 모습은 ‘철학자다운 판단력과 정치가다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했음을 있었지요.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 “매껨 경기는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당신이 늘 하던 철학적 의미가 다분한 이 말들은 ‘손자병법’의 지피지기론, 전략과 전술의 관계론에 토대했음을 알수 있었고 결국 맞춤법 대항체계의 출범으로 이어지게 하였어요. 당신에게서만 볼수 있는 랭철한 판단에 기댄 인성화 매력은 결과적으로 우리 선수들에게는 무언의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투혼의 정신력, 집중력, 결속력으로 이어지게 한 비결로 되였지요.

나는 지금도 TV에 클로즈업됐던 그해 강소소녕팀 로므니아적 감독과 연변팀 한국적 감독의 너무나도 대조적이고 인상깊었던 화면을 기억하고 있지요.

경기내내 그라운드 변선에서 폴짝거리면서 심판에 저주를 퍼붓고 선수들을 잘하라는 괴성을 련발하여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로므니아적 감독에 반해 태연하게 벤치에 앉아 흐뭇한 웃음은 물론 상황을 주시하면서 가끔 옆의 코치에게 무언가를 귀띔하면서 성숙된 감독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준 당신의 모습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 대조적인 풍격이였지요.

연변축구팬들에 대한 당신의 애정은 축구팀과 불리시켜 설명하기 힘들다는 게 나의 소견이얘요. 당신이 강조해온 ‘신뢰축구’의 한가닥은 연변축구팬들 마음에 깊숙이 뿌리내려 팬과 팀의 융합을 리지적으로 이끌어냈지요. 리애신 ‘수박할머니’를 축구현장에서 뜨겁게 포옹해주고 병석에 있는 로축구팬 할아버지를 찾아가 병문안을 한 당신의 소행은 결코 쇼가 아닌 인간 박태하의 인간매력 그 자체이고 축구팬군단을 홈경기장에 불러내고 원경경기에까지 몰고 갈 수 있는 무한한 동력으로 되였지요. 전국 최다홈장관객수의 기록쇄신과 원정경기에서 주객이 전도된 응원열기를 뿜어낸 연변축구팬들의 쾌거는 당신의 ‘신뢰축구’가 팬들에게서 받은 응분하고 묵직한 ‘선물’이였지요. 당신의 생일날, 축구팬들이 경기장관중석에서 펼쳐든 대형 생일축하프랑카드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겠지요?

요즘 인테넷을 도배하고 있는 당신이 선택한 ‘조선족’들이 당신에 대한 찬사의 대글들을 보았겠지요? 4년전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옳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광경이 아니겠습니까! 축구감독으로서 이보다 더 큰 보람이 또 있을가요?

-“연변축구의 존재를 다시 있게 해준 당신, 십여년동안 잊고 살았던 연변축구를 다시 보게 한 당신, 당신은 연변의 "영웅"입니다!”

-“감독님 오실 즈음에 저희 장저후 팬클럽이 만들어졌고 날에 날마다 연변팀만을 위해 뭉치고 열광했습니다.”

-“감독님 덕분에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불타오르고 연변축구로 인해 연변인이라는 자호감에 벅찼습니다.”

박태하 감독님, 비록 당신은 4년 임기에 다른 외적감독처럼 묵직한 돈보따리를 챙겨가지 못했지만 대신 모든 외적감독이 부러워하는 ‘무가지보’의 엄청난 ‘훈장’을 수여받고 그 어느 감독도 불가능한 정신적 ‘부자’가 되여 연변을 떠나게 되였어요.

연변이 어떤 곳이고 조선족은 어떤 민족인가를 심장으로 느끼면서 떠나는 당신, 우리 인연은 앞으로 계속되리라 확신합니다. 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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