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5 기념 기획] 남과 북 모두 열광하던 광복 그리고 열망하는 통일
■ 김철균
지금으로부터 69년전인 서기 1945년 8월 15일의 정오무렵 “…짐은 제국정부로 하여금 미국, 영국, 지나(중국), 소련 등 4개국의 공동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통고하도록 하였다…”는 일본천황 히로히토의 방송연설과 더불어 조선은 광복을 맞아왔다.
순간, 3천리 금수강산의 3천만 동포는 환희로 들끓었다.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거리에 뛰쳐나와 인파를 이루었고 조용하던 시골마을에도 사람들은 마을회관같은 곳에 모여들었으며 어른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자 어린 것들조차 영문도 모르는채 어른들과 한동아리가 됐다. 도시에서, 시골에서 아니, 3천리강산의 도처에서 “만세!” 3창과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토록…”이 미아리쳤다.
그랬다. 1910년의 “한일합방”과 더불어 장장 36년간이나 일제의 군화에 짓밟히며 신음하던 우리 민족이었다. 짓눌리고 기시받았고 “내선일체(内鲜一体)”란 강권정치에 의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의 말과 글을, 나중엔 이름마저 빼앗겼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학도병”으로 일제놈들의 “탄알받이”로 되었고 역시 수많은 앳된 소녀들이 “근로봉사대”, “정신대” 또는 위안부로 끌려가 몸이 만신창이 되도록 유린받았던 우리 민족 36년의 수난사였다.
그랬다. 일제에 의한 망국노가 되기 싫었기에 1907년 조선의 밀사 이준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끝내 분사의 길을 택했고 이상설 등은 간도에서 “서전서숙”을 차려놓고 민족교육을 춰세우는 것으로 독립의 길을 시도하기도 했었으며 김좌진, 홍범도 등 독립군들은 무장항일로 “조선독립”의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 뒤에도 만주에서는 항일빨치산, 중경에서는 한국독립군, 태항산에서는 조선의용군 등 항일부대들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을 부르며, 광복의 그 날을 바라며 간고하고도 피어린 항일무장투쟁을 견지하였었다.
……
드디어 1945년 8월 15일의 일력과 더불어 이룩된 조선의 광복 ㅡ 하지만 “만세” 소리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의 열창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리 민족한테는 새로운 비극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했다. 미소 두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그어진 38선 ㅡ 그 것은 일제의 식민지 시대에서, 강대국이 지배를 받는 다른 한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었으며 곧바로 비극의 시작이고 도화선이었다.
38선 ㅡ 그 것은 남측이 바라던 것도, 북측이 바라던 것도 아니었다. 3천만 겨레가 바라던 것은 더욱 아니었다. 통분하고 원망스럽고 치욕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광복은 우리 민족 스스로 쟁취해 이룩한 것이 아니라 강대국에 의해, 강대국의 도움으로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것이 바로 약하고 힘없는 약소민족의 운명이었다.
강대국끼리 무심히 협의를 주고 받으며 그어놓은 38선, 그 것 때문에 3천리 강산은 두 동강이 나고 단일 민족이던 우리 민족은 2개의 나라로 갈라져야 했으며 국가도 하나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침은 빛나라 이 강산”이었다.
아, 산이 막혀 못오시나요/ 아, 물이 막혀 못오시나요…
저주의 선 38선, 원한의 38선 ㅡ 한반도 중간을 뭉텅 자른 그 것 때문에 사상과 이념이 다른 2개의 분열국가가 지구상에 나타났고 그것 때문에 동족상잔의 “6.25”가 터졌으며 또한 그 것 때문에 같은 민족끼리 서로 욕하고 저주하며 69년이 지난 오늘도 남의 비웃음까지 받고 있지 않는가?!
이제 한해만 더 지나면 한반도가 분열된지도 70년이 된다. 7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물며 늙고 병들고 또 새 생명이 태어나고 하는 인간세상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말그대로 하늘이 눈물을 흘리고 땅이 몸부림칠 지경이다.
이제 밤을 자면 통일에 대한 새로운 진전이 있는가 눈으로 살피고 귀를 기울려도 아무런 희소식도 없다. 오히려 그 무슨 남측의 “한미군사연습”이요, 북측의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에 관한 뉴스로 신문을 도배하고 방송이 떠들어댄다.
오, 남과 북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통일 ㅡ 왜 힘들고 분단의 골을 점점 깊어만 가는걸까? 그리고 밤만 자면 점점 고착돼가는 분단, 대체 하늘을 원만해야 되나, 땅을 원망해야 되나 아니면 우리 민족 자체를 원망해야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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