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0(월)
 

 


귀국해서 내가 제일 참을수가 없었던 것—아니, 지금 이시각도 여전히 참을수가 없는것은 우리 중국의 소음공해噪音公害이다. 어쩌면 중국인들은 어디가나 그리도 떠들기를 좋아하는지 도저히 견딜수가 없다.

 


연길 서시장에 갔는데 총총히 들어앉은 가게마다 크고 작은 나팔장치들에 확성기를 달아놓고 서로 뒤질세라 떠들어댄다.

 


“조선집에서 한국양말으 팜다 한국 양말으! 십원에 세켤렘다.십원에 세켤레! 韩国袜子,十块钱三双! 그렇게 또 한어로 다시 곱씹고…똑같은 내용을 하루 백번, 천번, 만번을 곱씹어서 외친다


다음으로 이원점二元店즉 한국의 다이소 비슷한 상점들에서 하는 싸구려 광고는 아예 우리말이 한마디도 없이 그냥 한어다.

 


”무엇을 사든 무엇을 고르든 다 이원입니다. 사기당할 염려도 손해볼 걱정도 없습니다.그냥 들어와 보십시오.보기만 하고 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뭐 그러루한 소린데 여하튼 총총히 들어앉은 가게마다 거의다가 확성 장치를 해서 뒤질세라 자기 가게의 물건자랑에 가격을 힘을 합쳐 소리들을 질러대는데 그 장면이 굉장하기가 말이나 글로 다 형용할수가 없다.실로 물건 파는데도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중국이다.

 


그많은 나발통들에서 일제히 떠들어대는 소리가 한데 어울려서 그냥 거대한 噪音소음으로 형성되여 하늘땅을 마구 뒤흔들고 사람들마저 다 삼켜 버릴듯한 기세다. 허나 기세는 기세라 치고 실은 오만가지 잡소리에 어느 한소리도 똑똑히 들리는 것은 없다.

 


녹음을 해서 그냥 방송하는 거니까 힘은 들지 않을 것이지만 그소리에 휩싸여 사는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엄청난데도 그걸 몰라서인가? 나도 중국인이지만 참말로 이해할수가 없다.떠들어 댄다고 사지 않을 사람이 달려들어 사는것도 아니요 떠들지 않는다고 또 살사람이 사지않고 외면하는 것도 아니건만 왜 우리 중국인들은 장사를 해도 꼭 이리 요란스레 떠들면서 하는지 모를 일이다.

 


연길 기차역전에 갔는데 역전광장이 또 떠들썩하다. 광장주위 음식점들에서 나팔통 장치를 해놓고 음식메뉴애 가격까지 쭉 나열해서 외쳐들 대는데 먹었던 음식도 다 토하고 싶도록이 아니,그 음식들을 생각만해도 구역질이 나도록 들어서도 싫증나게 진종일 쉼도없이 고함들이다. 한데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우리 연변에만 국한局限되여 있는게 아니고 내가 돌아본 북경이나 청도나 할빈이나 어디든 시장은 물론 심지어는 마트나 백화점들에 이르기까지 나팔장치가 안되여 있는곳이 없으니까 대체로 우리나라 전체가 장사를 떠들썩하게 하는건 비슷하게 오래된 상황들이라고 봐야겠다.

 


그렇게 소음공해噪音公害에 평생을 휩싸여 사는 중국인들이라 대개大概 목청들이 다른나라 사람들보다 몇 옥타브씩은 높은것 같다.그래서 버스위나 지하철이나 역전광장이나 그냥 사람들이 수십명,수백, 수천, 수만이 모인데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몇이 모여 그냥 수다를 떨어도 중국말 모르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그게 꼭 싸움판 같다. 하지만 그것이 오래된 습관习惯成自然이여서 중국인 스스로는 절대로 모른다.

 


아들이 일하는 모 인터넷 회사가 위치해 있는 북경 오도구의 어떤 마라샹궈댄麻辣香锅店에 간적이 있다. 하루 영업액营业额이 중국돈으로 륙칠만원!그러니까 한국돈으로는 천삼백만쯤씩 하는 큰레스토랑인데 손님이 얼마나 많은지 그냥 가게 문이 미여져라 사람들이 쓸어들고 밀려 나오고 한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자리도 없는지라 한참을 서서 순서를 기다린 것인데 그많이 모인 인간들이 그냥 마주 앉아서 밥먹으면서도 고함들을 지르면서 밥을 먹는다.다가 서로 살랑살랑 낮은 소리로 말한다면 누구도 누구한테 해를 주지않고 밥도먹고 재밌는 얘기도 나눌수가 있을것 같은데 이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소리선수들만 모인지라 그냥 고함들이다. 아마도 다 고함을 지르는 판에 나도 고함을 지르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것 같아서일까 음식점이라기 보다는 수백의 인간들이 일제히 고함을 질러대는 아수라장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아들이 나한테 맛있는걸 사준다고 갔던 것인데 난 그날 무슨 정신에 밥을 먹었는지 맛은 있었던지 밥이 입으로 들어가기는 했는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전혀 모르겠고 그냥 끝없는 아우성에 미칠것만 같았던 기억밖엔 없다. 어느 전쟁판의 난민대이동이나 쓰나미현장의 공포스런 죽음의 아우성도 그이상은 아닐것 같다.

 


한국에서는 장사가 엄청 잘되는 음식점이라 해도 그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는 좀하지만 살랑살랑 다른자리에 앉은 이들한테 피해가 없도록 말하면서 맛있게들 먹는데 우리 중국에선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은 다가 오도구의 그 마라샹궈댄 모양으로 마주앉은 사람들끼리도 고함들을 치지않으면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므로 그냥 밥먹으러 가는게 아니고 고함치러들 간다고 생각하면 딱일것 같다. 좀 조용히들 먹으면 어디 덧날까? 왜 고함을 꼭 질러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이상한 그 습관들을 도대체 조상몇대 거슬러서 어느 연대부터 시작을 했는지 왜서 그리해야만 했었는지 한번 잘연구해 볼필요가 있을것 같다.

 


한국에 있을때도 나는 눈에 거슬리는 것을 많이 보았었다. 지하철이나 어떤 공공장소들에서 핸드폰으로 상대방과 요란스레 시시껄렁한 잡담까지 다늘어 놓으면서 오래오래 통화를 하는 사람은 꼭 중국인들이다. 나는 그게 몹시 부끄러웠었는데 그들은 전화로 자기 능력과시라도 충분히 하지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아하는 그런 눈치들이다.꼭 그리하지 않아도 사람은 외적으로 몸에배인 예의범절이나 지성적인 이미지는 물론 매너에서도 충분히 능력정도를 나타낼수 있는데도 전화내용을 남들한테 공개하는 것으로 능력과시하려는 그자체가 일종의 무식한 표현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연길에서 버스라도 타게 되면 또 가끔씩 한국냄새들을 잔뜩 풍기고 다니는 무식한 여자들도 많이 본다. 한국에 다녀온 이가 어디 한둘이여야 말이지 더구나 연길은 특별한 곳이여서 하늘로 머리쳐든 인간은 거의다 한국에 다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데도 자기들만 다녀온듯이 버스에서 내릴때까지 신이나서 찧고 빻고 까불면서 버스가 떠나가게 큰소리로 이것도 눈에 거슬리고 저것도 그러면 안되고 한국은 안 그런데 응 그래 그렇구 말구 그럼 맞아….그렇게 두여자가 되도않는 연변사투리에 한국식 표준발음을 억지로 섞은 짬뽕수다로 미운입들을 쉴새없이 너풀대는데 실로 꼴불견이고 역겹기가 말이 아니다

 


잔뜩 들떠서 버스수다를 늘여 놓다보니 정신들마저 돌아 버린건가 한국에 십년 살고온 내가 듣기에는 대한민국 어느벽지의 엉뎅이쯤에 속하는 무명지에나 다녀온건지 아니면 다녀오기는 하고나 그러는지 영 어처구니 없는 사설을 늘여 놓으면서도 남들이 다 모르는줄 아는가 스스로 성수가 나서 막 죽는다 그냥!

 


사람은 겸손해야하고 알수록 감추고 모르는척 하는게 오히려 실수는 덜하는 법이다. 한데 이건 토끼꼬리만한걸 한국덕에 요행 알아 갖고는 자기가 뭐 한국통 박사라도 된듯이 세상 사람다 알게 고함치며 자랑하다 보니까 한국을 많이 아는 사람도 더러는 만나질 것이요 그래서 오히려 유식을 뽐내려다가 무식함을 드러내는것이 아니겠는가?

 


여러모로 그렇게 못난 우리 중국인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따지고 보면 남이 아니고 다가 내형제자매요 내동포니까 내얼굴이 뜨거운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날마다 욕처먹을 짓만을 하고 다니지만 입에 쓴약이 몸에는 좋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라 우리 중국동포들이 내권고를 거슬리더라도 제발좀 명심해서 깊이 들어줬으면 고맙겠다.

 


사람의 능력이나 학식은 고함을 질러서도 남다알게 떠들고 뽐내서도 자랑이 되는게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떠들어서 우리자신의 무식함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수도 있음을 알고 목청들을 좀낮추고 조용히 점잖게들 살아 주는게 어떻겠는가?!

 

국민소질과 목청의 높낮이는 반비례 된다고 누군가 말한적이 있다.내 생각에 틀린 말이 아닌것 같다. 장사하거나 밥을 먹거나 전화통화하거나 심지어는 외국나들이 자랑마저도 그냥 고함으로만 대체代替하는 우리들의 썩어빠진 습관은 실로 무식하고 부끄러운 것들이여서 버리지 않으면 안될것같다.

 


끝없는 소음공해噪音公害속에 우리들의 몸과 마음도 크게 피해를 보고 있고 그래서 완전히 망가질수도 있을 것이기에 더더구나 그러하다!!
/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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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들, 목청들을 낮추면 어디 덧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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