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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시/근들이술

  • 허훈 기자
  • 입력 2024.06.11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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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들이술


박태일   

            

조양천 옛 골목

근들이술 두 집

어디로 들까 


언제부터 두 집이 같이 놀았을까

세 골목 아래 지금은 닫은 조양천양조유한회사

문 열기 앞서였을까


둥두렷한 독아지에 붉은 술 주 자를 거꾸로 붙인 일은 

세월이 낡아도 맛은 어김없다는 

쥔장 자랑이겠는데

나는 더 낡은 집에서 62도 두 근을 산다 


연길까지 30분

수수 고랑이 흙발로 오가는 

부르하통하 물길 내려다보며 

버스에 앉아 생각한다

약쑥을 담글까 마늘을 담글까 그냥 마실까  


불현듯 술에 해란강

물맛까지 더하면 좋을 듯싶어

주말에는 아침시장에서 두 물이 만나는 

연길도 동쪽 끝 하룡 마을

하룡 오디를 살 작정이다


조양천 옛 골목

근들이술 두 근

오디주로 따르면 


마냥 길어질  

오디 빛깔 저녁.

 

박태일의 시집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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