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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⑦] 세 번의 성 인식 전환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01.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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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방과 상품화 사이의 여성

중국의 성 문화는 단절된 역사의 파편이 아니라, 권력 구조의 변화에 따라 반복적으로 재편된 결과였다. 황제의 방종과 백성의 금욕, 사대부의 위선, 향신의 도덕 폭력, 군벌과 강호의 무법지대, 그리고 평민에게 전가된 규제의 무게는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성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선택’이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분명한 답은 늘 여성의 위치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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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근현대는 세 차례의 큰 성 인식 전환을 겪었다. 각각은 기존 질서를 부정하며 등장했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양면적이었다. 해방의 언어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고, 동시에 다른 형태의 통제와 착취를 낳았다. 그 변화의 진폭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첫 번째 전환은 20세기 초, 봉건 질서에 대한 전면적 도전으로 시작됐다. 자유연애와 개인의 선택이 강조되면서, 성은 더 이상 가문과 혈통만을 위한 도구로 규정되지 않기 시작했다. 정략결혼과 강제 혼인, 과부 정절 강요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됐고, 여성 역시 감정과 욕망을 가진 개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러나 이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자유연애는 새로운 이상으로 제시됐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계층은 주로 도시의 지식인과 중산층에 국한됐다. 여성에게 주어진 ‘자유’는 사회적 보호와 함께 오지 않았다. 전통적 규범이 약화된 자리에는 안정된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여성은 선택의 주체이자 동시에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자유는 열렸지만, 책임과 위험은 개인에게 전가됐다.

두 번째 전환은 급진적이었다. 기존의 성 규범 자체를 부정하며, 성을 사적인 문제로부터 분리하려는 시도가 등장했다. 남녀 구분은 형식적으로 약화됐고, 성적 표현은 정치적 도덕의 이름으로 통제됐다. 표면적으로는 성차별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성에 대한 자율적 논의 자체가 금기시됐다.

 

이 시기 성은 해방되지 않았다. 오히려 침묵 속으로 밀려났다. 공식적으로는 성이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취급됐지만, 비공식 영역에서는 무질서한 관계와 권력형 성 문제가 누적됐다. 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게 됐을 뿐이었다. 여성은 다시 한 번 ‘집단의 도덕’을 상징하는 존재로 환원됐다.

 

세 번째 전환은 시장과 함께 찾아왔다. 개혁과 개방 이후 성은 다시 말해지기 시작했고, 공개적인 담론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성은 해방의 언어가 아니라 소비의 언어로 재구성됐다. 아름다움, 젊음, 매력은 시장 가치로 환산됐고, 여성의 몸은 시각적 상품으로 빠르게 포섭됐다.

 

이 시기의 변화는 이중적이었다. 한편으로 여성은 과거보다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교육, 직업, 결혼과 비혼, 출산과 비출산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은 이전보다 더 치밀하게 평가받기 시작했다. 성적 매력은 자본이 됐고, 자율은 경쟁으로 바뀌었다. 자유는 있었지만, 그 자유는 늘 조건부였다.

 

이 세 번의 전환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성 인식의 변화는 언제나 사회 전체의 진보를 상징하는 지표처럼 제시됐지만, 그 부담은 여성에게 집중됐다. 여성은 해방의 상징이자 통제의 대상이었고, 변화의 실험장이었다. 남성 중심 권력 구조는 형태를 바꿨을 뿐, 완전히 해체되지는 않았다.

 

중국 사회의 성 변화는 직선적 발전사가 아니다. 해방과 억압, 자유와 규제, 자율과 상품화가 반복적으로 교차했다. 성은 언제나 정치와 경제, 권력의 영향을 받았고, 개인의 영역으로 온전히 분리되지 못했다. 특히 여성의 성은 사회가 스스로를 정의하는 방식과 깊이 연결돼 왔다.

 

이 연재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다. 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문제이며, 권력은 여전히 성을 통해 작동한다. 질문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누가 무엇을 허용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선택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성이 진정으로 개인의 영역이 되기 위해서는, 해방의 선언이나 시장의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국 사회의 성 문화는 오랫동안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 형성돼 왔다. 황제의 방종에서 시작된 이중 구조는 형태를 바꾸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연재는 그 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다. 성을 도덕이나 상품 이전에, 인간의 존엄과 선택의 문제로 다시 묻는 것. 그것이 이 긴 역사를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연재를 마치며 

이 기획은 성(性)을 통해 중국 권력 구조를 해부한 연재로,

① 황제 → ② 사대부 → ③ 향신 → ④ 군벌 → ⑤ 강호 → ⑥ 평민 → ⑦ 근현대 여성으로 이어지는 수직·수평 구조 분석을 완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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