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친일파, 딸은 항일투사…총구로 갈라진 부녀의 운명
[인터내셔널포커스] 아버지는 일본 괴뢰정권의 무장조직을 이끌었고, 딸은 일본군에 맞서 기관총을 들었다. 같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정반대였다. 동북항일연군에서 '여장군'으로 불렸던 조선인 여성 항일투사 허성숙(许成淑·1915~1939)의 이야기다.
허성숙은 1915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차조구 중평촌에서 태어났다. 소학교 3학년을 마친 뒤 조선인 혁명가들이 운영하던 야학에서 공부하며 항일운동에 눈을 떴다. 1930년 반일활동에 참여했고, 이듬해 소년선봉대에 들어갔다.
그의 아버지는 일본 괴뢰정권에 협력하던 자위단 단장이었다. 일본군의 지배를 뒷받침하는 아버지와 이에 저항하는 딸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1933년 8월 허성숙은 집을 떠나 연길 항일유격대에 합류했다.
유격대에서 그는 기관총 사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무거운 기관총을 메고 험준한 산길을 이동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