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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형사재판소 전체 제재…유엔·주요 동맹국 강력 반발

  • 김동욱 기자
  • 입력 2026.10.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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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 제재 넘어 법원 자체 겨냥…국제형사사법 독립성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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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제재를 개인에서 기관 전체로 확대하면서 유엔과 주요 동맹국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등을 다루는 국제 사법기구의 운영 자체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9일 대통령 행정명령에 근거해 ICC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법원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미국 관할 자산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앞서 ICC 관계자 17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법원 자체로 제재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금융망과 달러 결제에 대한 접근이 제한될 경우 수사와 재판은 물론 직원 급여 지급과 행정 업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유엔은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조치가 국제형사사법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제재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으며, 유엔 인권 전문가 43명은 중대 국제범죄의 책임을 추궁하는 사법체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도 반대에 가세했다.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8개국 외교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제재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ICC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법원의 정상적인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CC는 미국의 조치를 사법 정의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규정했다. 법원은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수사와 재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2002년 출범한 ICC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상설 국제형사재판소다.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반인도범죄 등 중대한 국제범죄를 저지른 개인의 형사책임을 다룬다. 미국은 ICC 설립 조약인 로마규정의 당사국이 아니며, 법원의 관할권 행사에 반대해 왔다.


이번 제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특정 재판관이나 검사에 대한 압박을 넘어 법원 전체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안보·외교적으로 긴밀한 국가들까지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워싱턴의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다.


ICC가 수사와 재판을 이어가려면 금융거래와 행정 운영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실제로 어떤 지원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법원의 대응 여력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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