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AI가 만든 배우가 드라마를 넘어 독립적인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AI 숏드라마가 수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데 이어 극 중 캐릭터가 실제 SNS에서 팬덤을 형성하며 활동하는 새로운 콘텐츠 모델이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제작·유통 방식을 바꾸는 변화의 신호로 평가한다.
중국에서 공개된 AI 숏드라마 '해고당한 소녀(被裁掉的女孩)'는 누적 조회수 2억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12화까지 공개된 이 작품은 AI로 영상을 제작한 데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을 '가상 연예인'으로 독립시켜 운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여주인공 팡타오쯔와 남자 주인공 저우이헝은 드라마 밖에서도 각각 SNS 계정을 운영하며 음식과 운동, 여행, 일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팡타오쯔는 35만 명, 저우이헝은 11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했고, 관련 화제량도 하루 수백만 건에 달한다. AI 캐릭터가 작품 속 배역을 넘어 독립적인 IP와 팬덤을 가진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배우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경제성과 확장성이다. 한 번 고품질 모델을 구축하면 광고와 숏폼, 게임,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고, 실제 배우의 일정이나 건강, 사생활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휴먼 시장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역시 AI 영상 제작과 숏드라마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작비 절감과 콘텐츠 생산 속도 향상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가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상업성을 입증했고, 한국에서도 AI 아나운서와 디지털 휴먼, 버추얼 아이돌이 방송과 광고, 공연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스타는 이제 하나의 실험이 아니라 세계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과제도 적지 않다. 팡타오쯔는 일본 배우 고마쓰 나나를 닮았다는 논란으로 초상권 문제가 제기됐으며, 생성형 AI의 학습 데이터 저작권과 퍼블리시티권, 딥페이크 악용 가능성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관련 제도와 윤리 기준 마련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 배우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보다 콘텐츠 제작 방식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감정 연기와 현장성은 여전히 실제 배우의 강점이지만, 반복적인 광고와 숏폼 콘텐츠, 가상 아이돌 분야에서는 AI 활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래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은 AI 기술 자체보다 가상 인물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세계관과 이야기를 부여하고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 AI는 더 이상 제작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스타와 시장을 만들어내는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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