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 이란 핵 문제를 약 20년 만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다시 공식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핵 문제까지 안보리 무대로 옮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긴장 국면을 맞고 있다.
4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3국은 다음 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보고하도록 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결의안이 통과되면 IAEA 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를 안보리에 보고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핵심 쟁점은 이란의 농축우라늄과 IAEA 사찰 문제다.
IAEA 이사회는 지난해 6월 이란이 미신고 장소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에 대한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란 핵시설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IAEA 사찰단은 주요 피격 시설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이란이 보유했던 고농축 우라늄의 현재 위치와 규모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IAEA는 공격 이전 이란이 농도 60%까지 농축한 우라늄 440.9㎏을 보유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무기급 수준으로 추가 농축할 경우 IAEA 기준으로 핵무기 약 1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60% 농축 우라늄은 일반적인 민간 원자력발전용 연료보다 농축도가 훨씬 높으며 핵무기에 사용되는 약 90% 수준에도 근접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받아왔다.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가 없으며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NPT 가입국으로서 평화적 목적의 핵 기술과 우라늄 농축 권리를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유럽 3국이 마련한 결의안 초안에는 이란이 IAEA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고 농축우라늄의 규모와 위치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결의안은 아직 IAEA 이사회에 공식 제출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문구를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안보리 보고가 곧바로 새로운 제재나 강제조치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조치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어 후속 대응을 둘러싼 진통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핵 문제가 다시 안보리의 공식 무대로 올라갈 경우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20년 만의 안보리 보고 추진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외교적 압박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미국과 이란의 대치를 더욱 격화시키는 변수가 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빈과 뉴욕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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