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연간 수입 1억5900만 위안. 중국 여성 운동선수 가운데 최상위 부호로 꼽히는 이 인물은 테니스 스타 정친원보다도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 막대한 수입은 경기 성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시장이 평가한 가치는 ‘선수 구아이링’이 아니라, ‘구아이링’이라는 이름 자체였다.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구아이링은 2025년 한 해 동안 네 차례 부상을 입고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공식 대회 성적은 29회에 그쳤지만, 수입은 오히려 전년보다 증가했다. 국적 논란과 과도한 상업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그녀가 새로 체결한 19건의 광고 계약 가운데 14곳은 중국 브랜드였다.
프리스타일 스키는 본래 대중성이 높은 종목이 아니었다. 그러나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중국 전역의 스키장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안타, TCL, 알리바바 계열 ‘치엔원(千问)’ 등 대기업들이 구아이링을 찾은 이유도 단순한 경기력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뉴욕 패션위크 무대와 하얼빈 빙설축제 포스터에 동시에 등장할 수 있는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다.
정친원이 경기 상금과 스폰서를 중심으로 수익을 쌓아가는 전통적인 스포츠 스타라면, 구아이링의 수입 구조는 다르다. 중국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때 필요로 하는 ‘안전한 얼굴’, 즉 정치적 긴장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그녀다.
구아이링은 자신을 “중국 국적을 가진 미국 출생자”라고 설명해 왔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지만, 2023년 이후 일부 인재에 대해 유연한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그녀를 비판했지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광고 계약을 유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IMG와의 계약서에는 ‘다문화 환경에서 의미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는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한 상업 계약의 일부다.
부상 대응 방식 역시 그녀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지난해 뇌출혈로 약 5분간 쇼크 상태에 빠졌다가 회복한 뒤, 구아이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고압산소치료 장비 업체와의 협업 논의였다. 쇄골 골절 당시에는 재활 과정을 237페이지 분량의 기록으로 공개했고, 약품 배치와 촬영 각도까지 세세히 담았다. 이른바 ‘구아이링 재활 일기’는 웨이보에서 4억20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금메달 획득 당시보다도 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녀는 국적 논란이나 상업성 비판에 대해 공개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 대신 한 인터뷰에서 “훈련할 땐 훈련하고, 계약할 땐 계약한다”고 말했다. 단순해 보이는 이 발언 뒤에는 계산된 선택이 있다. 올해만 해도 7건의 광고 제안을 거절했는데, 그 시기 그녀는 재활 치료와 함께 스탠퍼드대 논문을 병행하고 있었다.
이 수입 규모는 단순한 개인 성취를 넘어선다. 스키장 코치 평균 연봉의 27배, 중국 동북 지역 한 현(縣)의 연간 빙설 관광 홍보 예산의 세 배에 해당한다. 과도하다는 시각과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분명한 사실은 스포츠 스타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구아이링이 대회 출전을 포기한 날, 세 곳의 중국 스포츠 브랜드는 즉각 신규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이 사실은 큰 화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는 그렇게 움직였다. 경기보다 이름이 먼저 반응하는 시대, 구아이링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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