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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36년 만의 월드컵 승리…아이티 꺾고 ‘죽음의 조’ 선두로

  • 안대주 기자
  • 입력 2026.06.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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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스코틀랜드-아이티전이 열린 14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팬들이 영국 글래스고 OVO 하이드로에 마련된 응원 행사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대표팀의 1-0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이날 스코틀랜드는 존 맥긴의 결승골로 아이티를 꺾고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기록하며 C조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PA통신/로이터)

[인터내셔널포커스] 스코틀랜드가 36년 동안 이어진 월드컵 본선 무승의 사슬을 끊어냈다. 존 맥긴의 결승골을 앞세운 스코틀랜드는 아이티를 1-0으로 제압하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선두에 올라섰다. 브라질과 모로코가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거둔 승리여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스티브 클라크 감독이 이끄는 스코틀랜드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폭스버러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이티를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스코틀랜드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기록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또한 월드컵 본선 득점 역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기록하며 오랜 침묵을 깨뜨렸다.


경기 전부터 C조는 이번 대회에서도 손꼽히는 난조(難組)로 평가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권의 브라질과 최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모로코가 포함된 데다, 북중미 지역 예선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아이티까지 가세하면서 어느 팀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구도로 평가됐다.


스코틀랜드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전반 7분 스콧 맥토미니가 앤디 로버트슨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전반 19분에는 골대를 맞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전반 28분 마침내 균형을 깼다. 벤 도크의 돌파와 크로스에서 시작된 공격 상황에서 체 애덤스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맥긴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단순한 선제골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스코틀랜드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기록한 첫 득점이자, 오랜 세월 월드컵 승리를 기다려온 스코틀랜드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긴 장면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수만 명의 스코틀랜드 응원단 ‘타탄 아미’는 맥긴의 득성이 터지자 거대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애스턴 빌라 주장인 맥긴은 이날 경기 내내 공수 양면에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중원에서의 압박과 볼 배급, 공격 가담까지 책임지며 왜 자신이 대표팀의 핵심 선수인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로버트슨과 맥토미니 역시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아이티는 후반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고, 오히려 긴 시간 동안 스코틀랜드를 수세에 몰아넣었다. 빠른 역습과 강한 압박을 통해 스코틀랜드 수비진을 흔들었으며 경기 막판에는 동점골에 가까운 장면도 만들어냈다.


후반 종료 직전 프란츠디 피에로가 시도한 헤더 슈팅은 골문을 스치듯 지나갔다. 만약 방향이 조금만 달랐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리드를 지켜냈고, 마침내 귀중한 승점 3점을 손에 넣었다.


이날 경기에서 또 하나의 수확은 20세 공격수 벤 도크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리버풀 유소년 출신인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과감한 돌파로 아이티 수비진을 괴롭혔다. 결승골의 기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현지 언론들도 도크의 활약에 주목했다. 경기 후 다수의 매체는 “스코틀랜드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속도와 창의성을 제공한 선수”라며 높은 평가를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도크가 스코틀랜드 축구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승리로 C조 판도는 예상보다 더욱 복잡해졌다. 같은 날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브라질과 모로코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는 승점 3점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브라질과 모로코가 나란히 승점 1점, 아이티가 승점 0점으로 뒤를 잇게 됐다.


특히 브라질과 모로코가 승점을 나눠 가진 상황에서 스코틀랜드가 첫 경기 승리를 챙긴 것은 향후 16강 경쟁에 결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통계도 스코틀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스코틀랜드는 역대 월드컵에서 꾸준히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단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954년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이후 여러 차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그 오랜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브라질과 모로코가 맞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스코틀랜드는 보다 여유 있는 위치에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브라질, 모로코와의 맞대결이 남아 있지만 첫 경기 승리로 확보한 승점 3점은 조별리그 전체를 운영하는 데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36년 만의 월드컵 승리. 스코틀랜드는 이제 단순한 참가국이 아니라 조별리그 돌풍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역사적인 승리가 조별리그 통과라는 또 다른 역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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