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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가 존재하지 않았다?”…중국 인터넷 뒤흔든 황당 역사설

  • 김다윗 기자
  • 입력 2026.10.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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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백·두보의 시도 후대 조작 주장…신라·일본 역사 기록까지 부정해야 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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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당나라의 수도 장안(현재 시안)의 궁궐과 도시 풍경을 재현한 이미지. 최근 중국 인터넷에서 당나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황당한 역사설이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역사에서 가장 번성했던 왕조 가운데 하나인 당나라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중국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당나라뿐 아니라 수나라와 원나라까지 후대 역사가들이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다. 황당하게 들리지만 일부 누리꾼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중국 역사학계까지 반박에 나섰다.


논란은 올해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에 올라온 영상에서 시작됐다. 한 역사 콘텐츠 제작자가 당나라의 역사는 조작됐으며 송나라가 약 800년 동안 존속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618년 건국해 907년 멸망한 당나라의 약 300년 역사는 통째로 사라진다. 이백(李白)과 두보(杜甫), 백거이(白居易)의 시도 송나라 사람들이 옛 시인의 이름을 빌려 지어낸 작품이 된다.


근거로 내세운 것은 유럽에서 등장했던 이른바 '유령 시간 가설'이다. 중세 유럽의 약 300년이 후대에 조작됐다는 비주류 주장을 중국 역사에 끌어다 붙였다. 천문학과 역법 계산까지 동원했지만 정작 주장과 맞지 않는 유물과 기록은 모두 후대의 위조품으로 몰아갔다.


영상은 다른 계정들을 통해 재유포되며 논쟁을 키웠다. 최초 게시자의 계정은 이후 차단됐고 관련 영상도 삭제됐다.


중국사회과학보는 8월 20일 이 논쟁의 발생과 확산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인민망도 앞서 8월 12일 역사학자와 언론학자를 인터뷰해 문제점을 짚었다.


당나라가 실존했다는 증거는 중국 곳곳에 남아 있다. 서안 대명궁 유적과 당나라 황제들의 능묘, 돈황 문서, 수많은 묘지명이 대표적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자에 따르면 등록된 당나라 시대 이동 가능 문화재만 340만 점이 넘는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 밖에도 당나라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신라는 당나라와 외교사절을 교환하고 유학생과 승려를 파견했다. 장보고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당나라 산동반도에 신라인들의 거주지와 교역망도 형성됐다. 일본 승려 원인(圓仁)이 남긴 '입당구법순례행기'에는 당나라를 여행하며 만난 신라인들의 생활까지 기록돼 있다.


일본 역시 당나라에 견당사를 파견했다. 일본의 역사 기록과 한반도의 사료, 중국의 문헌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시대를 증언하고 있다. 당나라가 조작된 왕조라면 이 기록들까지 모두 누군가가 맞춰서 만들어냈다는 설명이 필요하다.


논란이 커지는 과정에서는 또 다른 가짜뉴스도 등장했다. 당나라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섬서성 문화관광 당국에 전화를 걸어 당나라 유적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현지 당국은 그런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가짜 역사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조차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가 새로운 뉴스로 만들어진 셈이다.


이런 주장이 관심을 끄는 데는 인터넷의 유통 방식도 한몫한다. 수백 년의 역사를 설명하는 긴 연구보다 '당나라는 없었다'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훨씬 쉽게 퍼진다. 기존 상식을 뒤집는 이야기에 비밀을 폭로한다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면 근거를 확인하기 전에 공유부터 하는 사람도 생긴다.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새로운 유물과 문헌이 발견되면 기존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모두 위조라고 주장한다면 어떤 검증도 불가능하다.


당나라의 존재를 입증하는 유물은 박물관과 유적지에 넘쳐난다. 신라와 일본의 기록도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인터넷에서는 근거 없는 영상 하나가 수백 년의 역사를 부정한다. 역사보다 자극적인 이야기가 더 잘 팔리는 시대의 씁쓸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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