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명문대에서 인공지능(AI)을 연구한 뒤 실리콘밸리 대신 중국으로 돌아가 창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글로벌 AI 인재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이 미국의 최대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국이 연구개발과 창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며 미·중 AI 패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을 상징하는 인물은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 AI(月之暗面) 창업자 양즈린(杨植麟)이다. 그는 칭화대를 졸업한 뒤 미국 카네기멜런대(CMU)에서 박사 과정을 4년 만에 마쳤고, 애플·구글·메타와 스탠퍼드대, MIT 등의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고사한 채 중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선택했다.
최근 문샷 AI가 공개한 대규모 언어모델 Kimi K3는 뛰어난 추론과 코딩, 긴 문맥 처리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공개 벤치마크와 업계 초기 평가에서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에 근접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일론 머스크도 "인상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AI 모델의 성능은 평가 기준과 활용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즈린의 지도교수였던 카네기멜런대 러스 살라후트디노프 교수는 "그는 평생 한 번은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단순히 미국 비자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가장 빠르게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으로 중국을 선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AI 생태계는 방대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엔지니어 인력, 제조업 기반, 빠른 서비스 상용화를 강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I 반도체와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제조 등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도 활발해 연구 성과를 사업으로 연결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창업자들은 기업 가치에서는 미국이 유리하지만 연구개발 속도와 인재 확보, 사업화 측면에서는 중국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인재 이동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중국 연구자들의 귀국 사례가 늘고 있으며, 해외 연구기관 조사에서도 중국 AI 핵심 연구진 상당수가 중국에서 성장했거나 해외 경험 이후 다시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AI 박사급 인재에게 영주권을 확대하고 창업 비자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경쟁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세계 최고 인재를 어디에서 양성하고, 유치하며, 창업과 산업으로 연결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연구 역량과 중국의 빠르게 성장하는 창업 생태계가 맞서는 가운데 AI 패권의 향방은 기술력뿐 아니라 인재를 끌어들이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국가 경쟁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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