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영화 같은 명화 절도 사건이 프랑스 남부에서 벌어졌다. 무장한 듯한 복장을 갖춘 두 사람이 미술관에 침입해 불과 몇 분 만에 르누아르 작품 4점을 들고 달아났다. 하지만 경찰이 예상보다 빨리 출동하면서 2점은 정원에 버렸고, 나머지 2점만 가지고 사라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카뉴쉬르메르의 르누아르 미술관이다. 인상주의 거장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말년을 보내다 1919년 숨진 저택을 미술관으로 만든 곳이다.
범인들은 8일 오전 6시 직전 움직였다.
전동 절단기 등을 이용해 정원 철제 울타리를 뚫고 들어간 뒤 1층 창문을 통해 미술관 내부로 침입했다. 이어 작품을 고정한 장치를 절단하고 르누아르 그림 4점을 떼어냈다.
작전은 순식간이었다. 침입해 그림을 떼어내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안팎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전 5시48분 미술관 경보가 울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경찰은 불과 5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범인들은 급히 달아나면서 「마담 피숑의 초상」과 「책 읽는 코코」를 정원에 버렸다.
그러나 「마담 콜로나 로마노의 초상」과 「우물가의 젊은 여인」은 챙겨 달아났다. 두 작품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조직적 절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인들을 추적하고 있다.
범행 대상이 된 르누아르 작품 4점의 평가액은 모두 약 900만유로에 달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수백만유로짜리 유명 그림을 훔치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를 돈으로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작품의 사진과 소장 기록이 이미 공개돼 있어 정상적인 경매나 미술시장에서 거래하는 순간 도난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보석처럼 잘게 나눠 다른 형태로 판매할 수도 없다. 그림을 훼손하면 작품 자체의 가치가 사라진다.
미술품 범죄 전문가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도난당한 세계적 명화를 비밀리에 사들이는 억만장자 수집가가 기다리고 있는 경우는 현실에서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유명 작품일수록 훔친 순간 정상적인 시장가치는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일부 도난 미술품은 몸값을 요구하는 협상 수단이나 범죄조직 사이의 거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은닉되거나 증거를 없애기 위해 훼손될 위험도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의 최대 관심사는 범인들이 어떻게 3분 만에 르누아르 작품을 떼어냈느냐만이 아니다.
경찰이 쫓고 있는 두 작품을 범인들이 과연 어디에 숨겼는지, 그리고 정상적으로는 팔 수도 없는 수백만유로짜리 명화를 왜 훔쳤는지가 또 하나의 미스터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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