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상선이 하루 3척까지 줄었다. 중동전쟁 이후 통항량 감소가 이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대형 유조선과 LNG선의 움직임까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17일 국제 해운업계와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16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품 운송 선박은 잠정 3척으로 집계됐다. 전날 12척에서 크게 줄었고 최근 10일 하루 평균인 약 17척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해협으로 들어간 선박은 빈 벌크선과 석유제품 운반선이었다.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온 선박은 파나막스급 유조선 한 척으로 파악됐다. 평소 이 항로를 오가던 대형 원유운반선과 LNG선의 움직임은 크게 줄었다.
실제 통항량은 잠정 집계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공격 위험을 피하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운항하는 선박이 있어서다. Lloyd’s List Intelligence도 AIS 신호가 잡히지 않은 선박이 뒤늦게 확인되면 통항량이 수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해운업계는 장기전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 원유회사들은 필요한 선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5년에서 최대 10년에 이르는 장기 용선 계약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인 운임 급등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수송 불안이 길어질 가능성까지 계산에 넣기 시작한 셈이다.
홍해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6일 21척으로 전날 24척보다 줄었다. 여기에 사우디 동부와 서부를 잇는 송유관까지 공격받으면서 호르무즈를 피해 원유를 얀부항으로 보내던 우회 수송로에도 부담이 커졌다.
세계 주요 해운사들도 운항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머스크는 16일 중동 지역 상황이 계속 변하고 있다며 선박과 화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비상 운항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직접적인 변수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하면 국제유가뿐 아니라 유조선 운임과 전쟁보험료, 운송 기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도 17일 국회에서 호르무즈 상황을 항행 안전과 에너지 공급망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원유 공급 부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AIS를 끈 선박까지 고려하면 하루 3척이라는 수치만으로 호르무즈가 사실상 봉쇄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유조선과 LNG선이 언제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이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국제유가보다 먼저 호르무즈를 오가는 배의 숫자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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