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 제재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충돌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제재를 계속할지를 놓고 싸운 게 아니라, 제재 이행 상황을 누가 들여다볼지를 놓고 맞붙었다.
유엔과 AP에 따르면 안보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이 마련한 대이란 제재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찬성 11개국, 반대 2개국, 기권 2개국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러시아와 중국이 상임이사국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파키스탄과 소말리아는 기권했다.
이번 표결의 배경에는 지난해 되살아난 대이란 유엔 제재가 있다.
영국·프랑스·독일은 2025년 이란이 2015년 핵합의(JCPOA)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스냅백’ 절차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9월 해외 자산 동결과 무기 거래 제한, 탄도미사일 개발 관련 조치 등이 다시 적용됐다.
하지만 제재 이행 상황을 들여다볼 전문가 패널은 제대로 출범하지 못했다. 안보리에서 위원 인선을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에 추진한 결의안은 오는 26일 끝나는 패널의 임무를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이었다.
러시아와 중국은 출발점부터 미국·유럽과 입장이 다르다. 두 나라는 지난해 서방이 추진한 제재 복원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스냅백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고, 중국 역시 제재와 압박보다는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미국은 전문가 패널이 없으면 제재 위반 여부를 독립적으로 추적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프랑스에서도 전문가 패널을 대신해 제재 이행 상황을 확인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이번 부결로 대이란 유엔 제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은 제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달라지는 것은 이를 현장에서 추적해 안보리에 보고할 독립적인 감시 장치다.
결국 안보리에는 제재는 남고 이를 들여다볼 전문가 패널은 없는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미·중·러의 대립이 제재 여부를 넘어 제재를 감시하는 방식까지 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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