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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막고, 중국은 추격하고…삼성·SK 반도체 공장의 딜레마

  • 허훈 기자
  • 입력 2026.10.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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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시안·SK하이닉스 다롄 공장 첨단화 추진…미국 장비 규제 속 중국 생산기지의 경쟁력 유지 과제

[인터내셔널포커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공정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구축한 생산시설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첨단 장비 도입에는 미국의 수출통제라는 제약이 따른다.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21일 전한 업계 동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약 200단 수준의 낸드플래시 생산공정을 286단 9세대(V9) 제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다롄 공장의 기존 192단 공정을 240단 이상으로 높이는 작업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생산 일정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공장은 두 회사의 세계 생산망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내 생산시설이 삼성전자 전체 낸드 생산량의 약 30~35%, SK하이닉스의 40~45%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아 저장 용량을 늘린다. 적층 단수가 높아질수록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준다. 기존 공정을 오래 유지할수록 원가 경쟁력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고용량 저장장치 시장도 커지고 있다. 두 회사가 중국 공장의 설비를 개선하려는 배경에는 이런 수요 변화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최신 장비를 자유롭게 들여올 수 없다.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해 왔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산 장비를 중국 공장에 반입하려면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기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와 생산능력 확대 또는 기술 고도화에 사용되는 장비를 구분해 심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공정 전환에서도 장비 확보와 미국의 규제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도 적층 기술을 높이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양쯔메모리(YMTC)는 낸드플래시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를 추진해 왔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입지가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 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밖 생산시설에서 이미 더 높은 적층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중국 공장에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장비 확보와 규제 대응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시안과 다롄 공장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생산기지다. 두 회사가 중국에서 첨단 공정 전환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기존 시설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미국의 장비 수출통제가 실제 투자 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좁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시설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도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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