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인터넷으로 채굴 작업·자금 이동 조율, 드론으로 감시…미주인권위원회, 기술 악용에 국제적 대응 촉구
[인터내셔널포커스] 남미 아마존의 외딴 불법 금광에서도 위성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드론으로 주변을 감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통신시설조차 없는 밀림에서 첨단기술이 범죄조직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주인권위원회(IACHR) 산하 경제·사회·문화·환경권 특별보고관실(REDESCA)은 10월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위성통신과 드론, 온라인 플랫폼이 불법 채굴과 벌목 등 환경범죄에 악용되는 사례에 우려를 표명했다. 각국 정부에는 기술의 유통과 사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도록 촉구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인터넷 서비스는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도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범죄조직은 이를 이용해 채굴 장비와 인력 이동, 물자 공급, 대금 지급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드론도 감시 수단으로 활용된다. 무장조직은 채굴장 주변과 이동 경로를 살피고 경쟁 조직이나 단속 인력의 접근을 파악하는 데 드론을 이용하고 있다.
무장 드론의 확산 속도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국제 분쟁 감시기관 ACLED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6년 8월 21일까지 중남미에서 무장 드론이 사용된 사건은 약 67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72% 이상이 2025년 1월 이후 발생했다. 다만 전체 중남미의 무장 드론 사건을 집계한 수치로, 모두 불법 채굴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는 불법 금 채굴에 필요한 수은까지 거래되고 있다. 현지 검찰이 확인한 틱톡 게시물 108건은 수은을 광고하는 내용이었으며, 누적 조회수는 580만 회를 넘었다. 다만 해당 조사가 어느 국가에서 진행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수은은 금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지만 강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물고기를 통해 인체에 축적될 수 있다. 불법 채굴이 확산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식수와 생계까지 위협받는다.
베네수엘라 남부에서는 무장조직의 광산 장악과 원주민 피해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미주인권위원회는 지난 8월 발표에서 오리노코강 남부 21개 지방자치구 가운데 20곳에 최소 26개 무장조직이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불법 채굴은 보호구역까지 침범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강제 이주와 폭력, 수은 오염에 노출돼 있다.
그렇다고 위성인터넷이나 드론 자체가 불법적인 기술은 아니다. 원주민 공동체와 환경단체도 위성영상과 드론을 활용해 산림 훼손을 추적하고 불법 채굴 현장을 감시한다. 같은 기술이 숲을 파괴하는 조직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 양쪽에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경고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유엔 초국가적 조직범죄 관련 회의와 맞물려 나왔다. 각국은 불법 채굴과 벌목, 야생동물 밀매 등 환경범죄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주인권위원회는 기술기업에도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범죄조직에 악용될 위험을 점검하도록 촉구했다. 불법 금광의 장비를 압수하고 현장을 폐쇄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위성인터넷으로 연결된 범죄조직의 통신망과 물류·자금 흐름까지 추적하는 일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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