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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시험기관 차단…한국 인증업계에 기회 열릴까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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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FCC, 2028년 말부터 중국 시험기관 인정 제한…한국 기업 부담 속 국내 인증시장 수요 확대 가능성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중국의 전자제품 시험기관을 자국 인증 절차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한국 기업과 시험·인증업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에서 처리하던 시험 물량이 다른 나라로 옮겨갈 경우 한국 시험기관에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어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미국과 시험기관 상호인정 관계가 없는 국가의 시험·인증기관을 미국의 전자제품 인증 절차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시험기관이 주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시행 시점은 2028년 12월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산 전자제품의 수입을 막는 규제는 아니다. 미국 시장에 판매할 제품을 어느 기관에서 시험하고, 그 결과를 인증 과정에서 인정할 것인지를 제한하는 조치다.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도 미국이 인정하는 시험기관을 이용하면 수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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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국 시장용 전자제품의 주요 시험 장소다. FCC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시장용 전자제품의 약 82%가 중국에서 시험을 받았다. 미국 내 시험 비중은 약 4%에 그쳤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와 기술정보 보호를 규제 이유로 들었다. 시험기관이 제품 출시 전에 설계와 기술자료를 접할 수 있어 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국 산업계에서는 중국 시험시설을 대체할 기관이 부족해지면 비용이 늘고 신제품 출시도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통신기기 적합성평가 상호인정협정을 맺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된 1단계 협정에 따라 양국이 인정한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상대국 인증 절차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도 미국 FCC 관련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험을 진행하기 어려워진 기업들이 한국의 인정 시험기관을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배경이다.


물론 한국에서 시험을 받는다고 미국 인증이 자동으로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별 기술기준과 시험기관의 인정 범위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은 시험 장소를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중국 현지 기관을 이용해 왔다면 제품을 다른 나라로 보내 시험을 받거나 인증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할 수 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반면 국내 시험기관에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중국에서 처리하던 물량이 얼마나 한국으로 옮겨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험설비와 전문인력, 제품별 인정 범위뿐 아니라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는 미·중 기술 갈등이 반도체와 통신장비를 넘어 제품의 시험·인증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생산비와 물류비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관리해 온 기업들은 앞으로 시험기관의 위치와 인정 자격까지 따져봐야 할 상황이다.


한국 기업에는 인증 절차 변경에 따른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국내 시험기관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여지도 있다. 미국의 규제가 실제 시행되기까지 남은 기간에 기업들이 시험 장소를 어떻게 조정하고, 국내 기관들이 어느 정도의 물량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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