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0(금)
 


노트북을 열며/ 김용필 동포세계 편집국장

재한중국동포단체들의 명암

귀환동포연합회 고양지회 사건을 보며

6월이 되기가 무섭게 재한동포단체인 귀한동포연합총회 고양지회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 6월 1일 경기경찰청은‘쉼터 내부에 불법 마작 도박장을 개설 운영하고 불법으로 구조를 변경해 원룸 10개를 만들어 놓고 임대사업을 한 혐의’로 고양지회장 홍모씨를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불구속입건하였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자 네티즌들의 반응은 따갑기만 하다. 동포를 돕는다면서 불법으로 자기 돈벌이를 했다는 식의 지적이다.

귀한동포연합총회는 2006년 설립되어 2008년 7월 법무부로부터 동포체류지원센터로 지정되고 행정안전부에도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단체이다. 하지만 귀한동포연합총회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체활동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자구책을 마려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뜻대로 잘 안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나마 고양지회는 2009년 10월경 뒤늦게 발족했지만, 귀화동포 출신인 홍씨가 의지를 갖고 사비를 털어 귀한동포 경로당을 설립 운영해 주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올해에는 C-3무연고동포들의 입국자가 늘어남에 따라 동포들을 위한 쉼터까지 확장운영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자체 경비충당을 위해 조선족동포들이 중국에서 즐겨하는 마작기계를 도입해 마작방을 운영하게 된 것이 화를 부른 것이다.


홍씨는 단순히 '마작이 왜 나쁜가?' 도박이 아닌 오락으로서 중국동포들이 즐길수 있는 놀이라 생각했고 도박을 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언론은 경찰의 발표 그대로 도박판을 운영한 것으로 규정하여 보도하였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본 필자는 빚에 허덕이며 동포단체를 이끌어왔던 뼈저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예사로이 넘길수 없어 무거운 심정으로 글을 쓴다.
국내에 최근 3, 4년 사이에 수많은 동포단체와 신문사들이 생겨났지만 동포들을 위해서 제대로 활동하는 곳이 있느냐 하는 것이 일반적인 물음들이다. 동포사회를 대표하고 동포를 지원하기 위해 '무슨무슨 연합회'니 '연합총회'니 하며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내부를 보면 왠지 고개가 갸웃거린다.


동포단체들 중에는 법무부로부터 동포체류지원센터로 지정되거나 경찰청으로부터 외국인도움센터로 지정된 곳이 있다. 정부기관으로부터 이런 지정을 받은 단체는 동포지원활동을 잘하는 곳으로 인정을 받았거나 충분히 그러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 판단되어 공신력을 부여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의 지정 단체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더욱 책임감을 갖고 어려움에 처한 동포들을 지원해주는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재정적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에서 동포단체들은 자체 운영비를 충당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다보니 직업소개, 여행사, 행정대행 업무를 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때론 불법영업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심지어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정받은 것을 지나치게 앞세워 동포들을 끌어들이는 단체 선전도구로 전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기관도 단체를 지정할 때는 목적에 부합한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곳인지 판단하여 지정해주고, 그 목적에 맞게 활동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지 않을 경우 이번 귀한동포연합총회 고양지회와 같은 부작용과 안타까운 일은 또다시 발생할 것이다. 비영리단체로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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