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내리고 칼바람 부는데…상도동, 1천500여명 추모인파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인이 거행된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사저에서 차남 김현철씨와 장손 김성민씨가 고인의 영정과 함께 사저를 둘러본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5.11.26 사진공동취재단 photo@focus.kr
김 전 대통령이 40년이 넘도록 머문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1500여명의 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26일 오후 4시 8분쯤 김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상도동 사저에 도착했다.
손명순 여사, 차남 김현철씨 등 1만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진행된 국회의사당을 출발한 지 42분 만이다.
당초 운구행렬은 경찰청이 마련한 선도차량에 이어 대형 태극기, 영정, 운구차량 등 순으로 구성됐지만 협소한 사저 인근 도로 사정을 감안해 6대의 차량만 진입했다.
영정 사진은 김 전 대통령의 장손 성민씨가 들고 앞장섰고 현철씨를 비롯한 유족 15명이 뒤따라 집안으로 묵묵히 들어갔다.
침통한 표정의 유족들은 사저 1층을 7분쯤 둘러본 뒤 나왔고 오후 4시 17분쯤 안장식이 거행되는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눈이 내리고 칼바람이 부는 영하권의 날씨도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꺾진 못했다.
이날 상도동 사저 앞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는 시민들과 취재진들이 뒤섞여 골목 끝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은 이날 상도동 사저에서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인근까지 총 15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오랫동안 가까이서 살아온 주민들은 운구행렬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하나둘씩 모여 들었다.
상도동에서 60년을 거주한 정봉희(81)씨는 "아침부터 며느리에게 언제 운구차량이 지나가는지 물어봤다"며 "항상 다정다감했던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옥순(82·여)씨도 역시 "김 전 대통령은 항상 먼저 큰 소리로 인사해주셨기 때문에 앞에 계신다는 걸 목소리를 듣고 알 수 있을 정도였다"며 "계실 때는 몰랐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그 빈자리가 얼마나 허전하고 마음 아픈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날 상도동 사저 앞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는 시민들과 취재진들이 뒤섞여 골목 끝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은 이날 상도동 사저에서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인근까지 총 15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오랫동안 가까이서 살아온 주민들은 운구행렬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하나둘씩 모여 들었다.
상도동에서 60년을 거주한 정봉희(81)씨는 "아침부터 며느리에게 언제 운구차량이 지나가는지 물어봤다"며 "항상 다정다감했던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옥순(82·여)씨도 역시 "김 전 대통령은 항상 먼저 큰 소리로 인사해주셨기 때문에 앞에 계신다는 걸 목소리를 듣고 알 수 있을 정도였다"며 "계실 때는 몰랐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그 빈자리가 얼마나 허전하고 마음 아픈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인이 거행된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사저 앞에 주민들이 놓은 국화와 백합이 보이고 있다. 2015.11.26 사진공동취재단 photo@focus.kr
김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마음은 아이들도 어른 못지않았다.
김수연(8)양, 최리아(8)양 등 친구들과 함께 사저를 방문한 임아린(8)양은 "우리나라를 민주국가로 만들어 주신 분이라고 알고 있다"며 "휠체어를 타고 사저에 들어가실 때도 안아주시고 악수해주신 적이 있어 함께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운구행렬이 지나가자 아이들은 손에 들고 있던 국화꽃들을 조용히 사저 앞에 두고 갔다.
다른 지역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찾아온 시민들도 있었다.
인천 동구 송현동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온 조성해(77·여)씨는 "친척이 상도동 인근에 거주해 올 때마다 항상 소식을 들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뵈려고 아침부터 서둘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홍문표(85)씨는 "50여년 전 거제도에서 풍랑에 발이 묶였을 때 김 전 대통령 댁에서 신세를 진 적이 있다"며 "수많은 업적은 물론 항상 검약하게 사신 점 등을 항상 존경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1969년 상도동으로 이사온 뒤 대통령 재임기간을 빼고는 46년이 넘도록 줄곧 상도동 사저에서 머물러왔다.
상도동 사저는 군부정권 시절에도 김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을 당한 곳으로 '상도동계'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한국 정치와 민주화의 상징이 됐다.
ⓒ 동포투데이 & 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中 외교부, 희토류 수출 규제 관련 입장 재확인
[동포투데이] 중국 외교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0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수출 관리 조치는 체계 규범화와 제도 완성을 위한 것으로,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의무 이행이 목적... -
시진핑, 이재명에 샤오미 스마트폰 선물…“백도어 확인해보라” 농담
[동포투데이]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회담 자리에서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친선을 다졌다. 시주석은 이대통령과 부인에게 샤오미 플래그십 곡면 스마트폰과 전통 문방사우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스마트폰의 통신 보안 문제를 농담 삼아 묻... -
“중국이 아니라 변화가 두렵다” — 한국 내 반중 감정의 진짜 이유
[동포투데이]서울 명동의 한 카페. 28세 직장인 지수 씨는 휴대전화에 뜬 ‘중국 전기차, 한국 시장 점유율 15% 돌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곧장 ‘화나요’ 버튼을 눌렀다. “또 시장을 뺏긴다는 건가요?” 이런 반응은 요즘 한국 사회에서 낯설지 않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
트럼프-시진핑, 한국서 회담…양국 “소통은 유지, 결과는 미지수”
[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30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 앉는 자리로, 미·중 간 대화와 분쟁 관리 채널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중국, 인공지능으로 도시 서열 재편… 베이징 1위·항저우·선전 추격
[동포투데이]“AI 도시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징, 항저우, 선전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중국 인공지능 산업의 새로운 삼국지를 그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 10대 인공지능 도시’에는 베이징, 항저우, 선전, 상하이, 허페이, 우한, 광저우, 난징, 쑤저우, 청두가 이름을 올렸다. ... -
일본행 경고 하루 만에… 중국 항공사들 일제히 ‘전액 무료 환불’
[동포투데이]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자제하라고 공식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중국 주요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대상으로 한 ‘특별 조치’를 일제히 발표했다. 15일 오후 5시(현지시간) 기준 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하이난항공, 쓰촨항공 등 5개 항공사는 12월 31일까지 일본 출·도착 항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