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6월 3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혐중 정서 부추기기가 노골화되면서 한국 내 중국인 공동체가 전례 없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자 보도에서, 최근 서울 일대에서 ‘중국인 추방’을 외치는 극우 시위가 잇따르면서 중국계 주민과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동대문구의 중국인 밀집 지역에서 열린 한 극우 단체의 시위 현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고, 참가자들은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한 마라탕 식당 직원이 시위대를 향해 냄비를 던졌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도 벌어졌다.
50대 중식당 운영자 A씨는 “출근길마다 시위 소리를 들을까 봐 두렵다”며 고충을 털어놨고, 또 다른 중국인 자영업자 B씨는 “외국인 신분으로 입을 열었다가 괜한 표적이 될까 봐 조용히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보수 정치권의 조직적 선동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포함한 보수 진영은 대선을 앞두고 반중, 혐중 정서를 활용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선거 개입’, ‘중국 위협론’과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이 여과 없이 유포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의 81%가 중국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5년(61%) 대비 20%포인트 넘게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립대 하남석 교수(중국어문화학과)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시도가 무산된 이후, 정치적 위기를 외부의 ‘적’으로 돌리기 위한 반중, 혐중 여론이 체계화되고 있다”며 “이는 혐오와 음모론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는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석열 측은 1월 재판 과정에서 “주한미군이 중국 스파이 99명을 체포해 일본 기지로 이송했다”고 주장했지만, 주한미군과 중앙선관위 모두 이를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친중 인사’로 규정하는 등, 대중 혐오를 선거 프레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지난 5월 18일 TV 토론에서 “"미국 중심의 외교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민자 인권단체 ‘이주민센터친구’ 송은정 대표는 “정치인의 혐중 발언이 온라인 공간의 혐오와 결합하면서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짱깨’ 등의 멸칭과 중국인을 겨냥한 위생 관련 가짜 뉴스가 퍼지며, 차별적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중국인 커뮤니티 관계자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지내야 할 것 같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BEST 뉴스
-
시진핑 “15차 5개년 계획, 누리꾼 의견 반영하라”…중국식 민주주의 강조
[동포투데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수립 과정에서 국민들의 온라인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번 의견 수렴 과정을 “전 과정 인민민주주의의 생생한 실천”이라고 평가하며, 각급 당위원회와 정부가 국민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폭넓게 민의...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광복 80주년 기념 '제12회 발표회' 개최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제11회 발표회(7.14) 전경 (사진제공=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총장 최용주)가 오는 8월 19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에 위치... -
“핵 없는 세상”의 약속 되새긴 히로시마…피폭 80년, 살아남은 이들의 마지막 증언
[동포투데이] 8월 6일 오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는 정적이 흐른 가운데 8시 15분 정각, 평화의 종이 울렸다. 80년 전 같은 시각, 미군의 B-29 폭격기가 ‘리틀보이’라는 이름의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이 도시는 순식간에 폐허가 됐다.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날의 상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
양구서 외국인 노동자 91명 임금 체불…노동부, 전담팀 구성해 조사 착수
[동포투데이] 강원도 양구군 농가에서 일하던 필리핀 국적 계절노동자 91명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진정이 접수되면서, 고용노동부가 전담팀을 꾸려 조사에 나섰다. 노동부는 이번 사건을 외국인 노동자 대상의 조직적 착취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고용 브로커의 불법 수수료 편취 의혹도 함께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
“가슴의 일장기 지운 언론의 용기”…‘일장기 말소사건’, 8월의 독립운동 선정
[동포투데이]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 선수의 시상식 사진 속 가슴의 일장기를 지워낸 언론의 ‘침묵 없는 항의’가 89년 만에 다시 조명됐다. 국가보훈부는 이 사건을 2025년 ‘8월의 독립운동’으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중앙일보는 손기정, 남승룡 선... -
튀르키예서 아리랑 울림…K-아트, ‘존재의 초월’로 세계를 품다
▲ 2024앙카라 한국문화원 전시관련 자료 사진 [동포투데이]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를 세계 무대로 확장할 기념비적인 시도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베일을 벗는다. 오는 8월 8일부터 한 달간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특별 기획전 ...
실시간뉴스
-
민주당 “서부지법 난동, 내란 수괴 비호한 정치 폭력…특검이 끝까지 밝혀야”
-
민주당, 김용현 대북 무인기 침투 의혹 철저 규명 촉구
-
정청래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민주주의 유산, 후배들이 이어갈 것”
-
민주당 “윤석열·김건희 수사 방해…특단 조치 불가피”
-
민주당 “통일교의 전방위적 정치 개입, 특검 수사 피할 수 없다”
-
“광복절에 재 뿌린 국민의힘”…민주당, ‘부역’·‘친일’ 프레임으로 정면 충돌
-
이재명 대통령 “광복 80년, ‘빛의 혁명’ 완성하자…남북 신뢰 회복·대화 복원”
-
민주당 “김건희 구속, 사필귀정…국가 정상화의 신호탄”
-
조국·윤미향 등 대거 포함…이재명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 단행
-
“극우팔이 멈추고 사과하라”…민주당, 국민의힘에 ‘내란 책임’ 정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