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을 포장한 이윤추구, 일부 사립대학의 민낯
무더운 여름도 무색하게, 한국의 대학 현장은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속에서 얼어붙어 있다. 대학 위기론은 낯선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한 학령인구 감소나 재정난이 아니다. 특히 적지 않은 사립대학은 ‘교육’이라는 본질보다 ‘경영’이라는 명분 아래, 이윤 추구에만 몰두하며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잃고 있으며 교육이 사라지고 경영 중심의 이윤 추구가 구조로 굳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대학이 ‘교육’이라는 본질을 망각한 채, 등록금이라는 수익만을 쫓는 구조적 부조리 속에서 자율이라는 이름의 방치와 횡포를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사립대학은 교육기관이라기보다, 수익 중심 구조에 치우친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다. 구조적 부조리와 형식주의가 만연한 지금,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 개혁이 시급하다.
▮간판만 바꾼 ‘미래학과’… 현장은 방치된 빈 껍데기
‘AI융합’‘K콘텐츠’‘글로컬문화예술’등 미래지향적 명칭을 앞세운 학과 신설과 개편이 늘어나지만, 실상은 기존 교과를 단순 복사, 붙여 놓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관련 전공 교수도 없이 졸속으로 신설된 학과들이 존재하며, 심지어 실무 중심 교육을 표방하는 실용학과가, 실습 기반이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습실 하나 없이 운영되는 현실은 대학 교육의 본질이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또한 산업과의 연계는커녕 학교 내부조차도 해당 전공에 대한 비전이나 철학이 부재한 경우도 있으며 학생들은‘혁신과‘산업 연계에 대한 기대를 품지만, 현실은 빈약한 커리큘럼과 실습 부족, 그리고“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학과 개설은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등록금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되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 씁쓸하다.
▮재단의 횡포, 교수·학생·학문 생태계 붕괴
더 심각한 문제는 사립대학 재단의 전횡이다. ‘갑’위치에서 학과운영, 수업개설, 커리큘럼 결정까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폐지까지 강행한다. 하이브레인넷 등 커뮤니티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반복 보고되고 있다.
“공고상 명시된 연구실이 제공되지 않았다.”, “수업이 개설된 후 개강 직전 폐강 통보.”,“국책사업 유치 후 채용한 교수를 즉시 계약 해지.”
교수, 학생, 학문 공동체가 모두 무시된 운영은, 대학이 교육보다는 행정 편의와 수익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국가장학금도 악용되나? 시스템마저 부실한 현실
사립대학의 구조적 부조리는 국가장학금 제도마저 악용될 가능성에 닿는다. 국가장학금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 제도이나, 일부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지적된다. 장학금 부정수급 점검이 최근에는 격년으로 강화되었고, 408개교 중 절반가량이 점검 대상이다. 확인된 부정수급 행위에는 서류 위변조, 성적 조작, 소득 탈루 등이 포함되며, 적발 시 장학금 환수와 지원 제한, 심지어 수사 의뢰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사립대학에서 저소득층 장학생 대상 장학금을 교직원 급여로 전용한 사례도 있었고, 이중수혜를 통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이상의 금액이 지급된 경우가 수만 명, 수천억 원에 달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실제로 이중지원 방지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나, 지자체 및 민간재단 지원 내역 반영이 법적 의무가 아니므로 중복지원 여부를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특히 지방 사립대학의 경우, 국가장학금과 연계한 등록금 수입이 대학 운영의 주요 자원이 되면서, 장학금 자체가 대학 수입 구조의 일부로 조직적으로 기획·이용될 여지가 없지 않다.
▮ CQI는 이름만… 시스템 없는 교육 품질관리
사립대학 상당수는 교육 품질 관리(CQI)를 도입했다고 말하지만, 실제 운영은 형식에 머물러 있다.
커리큘럼은 전공과 무관한 전선,교양 중심이 편성되기도 하고, 교과목 개발과 피드백 반영은 교수 개인에게 전가되며, 수업 평가는 단순 만족도 조사에 그치고, 산학연계나 취업 연계 시스템은 부실하거나 전무하다.
더 큰 문제는, 역량기반 교육과정 개발서와 교육역량 평가 자료조차도 교육부 보고용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수년째 CQI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그 결과로 개선된 커리큘럼이나 교수법은 찾기 어렵다.
실제 대학 내부에서도“기록을 위한 기록”“보고서를 위한 활동”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결국 학생의 교육 성과는 체계적 시스템이 아닌, 운 좋게 ‘좋은 교수’를 만나는데 좌우되는 현실에 갇혀 있다.
국책사업 도입 및 지자체 예산 지원이 있더라도 실질적 교육 개선보다 외형적 성과 보고에 집중되며, 교육의 본질은 계속해서 소외되고 있다.
▮ 구조 개혁 없이 미래는 없다
사립대학은 더 이상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받아선 안 된다. 다음은 즉각 시행 가능한 개혁 과제들이다.
※학과 신설조건 강화
-교수 확보, 실습 인프라, 산업 연계 계획이 검증된 경우에만 신설 허용
-단순 명칭 변경만으로 커리큘럼을 포장하는 행위 금지
※재단 운영 투명성 확보
-회계 및 인사운영 정기 감사 의무화
-교원 채용 후 조건 미이행 시 법적 제재 도입
※교육 질 평가의 내실화
-만족도 조사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인 학습성과의 질적 평가 도입
-학생 참여·피드백 반영형 커리큘럼 운영 의무화
※교육부의 감독 강화
-단순 인증평가를 넘어서, 교육 내용과 행정 운영 전반의 질적 감시
-장학금 부정수급 및 교육 미이행 시 실질적 제재 부과
▮ 대학은 각성하라. 미래는 준비되지 않는다면 사라진다
대학은 더 이상 ‘졸업장 판매소’가 아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니라, 가치와 감각, 사고력과 인성을 길러내는 공공재이다. 학생은 소비자가 아니라 배움의 주체며 미래 사회의 중심이다.
대학 구성원과 재단, 교육부는 지금의 구조를 직시하고,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사립대학은 공공성과 신뢰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며, 한국 고등교육은 무너질 것이다.
교육 본질을 잃은 대학은 미래를 약속할 자격이 없다. 진정성 없는 포장과 허위 약속을 멈추라. 대학은 지금,‘교육’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교육은 정말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진정한 교육이란, 미래를 설계하는 용기이며, 사람을 위한 믿음이어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교육은 그저 사라질 뿐이다.
BEST 뉴스
-
줄 하나 못 지키면서 관광대국을 말할 수 있나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이곳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첨단 시설이 아니라 '질서'다. 그런데 최근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일부 중국인 이용객 수십 명이 체크인 카운터가 열리자 차단봉 아래를 통과해 한꺼번에 뛰어가는 장면이 공개됐다. 정상적으로 줄을 서 있던 승객들은 순... -
[연변 기행 ⑦]두만강이 들려주는 역사… 도문에서 만난 국경과 독립운동의 현장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도문시 국문(國門) 일대. 북한으로 이어지는 철도와 국경 관문이 나란히 자리한 중국 대표 국경도시의 모습. [인터내셔널포커스] 연변 기행 여섯 번째 이야기인 훈춘 방천이 '한눈에 3국을 바라보는 동북아의 끝'이었다면, 이번에는 두만강을 따라 서쪽으로 ... -
[연변 기행 ⑨] 별을 헤던 청년의 고향… 용정에 살아 있는 윤동주의 시와 민족의 혼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에 위치한 윤동주 생가 입구.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는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적이다. /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화룡 봉오동에서 독립군의 함성을 뒤로한 채 북쪽으로 차를 달리자 풍경은 다시 부드러워졌다. 첩... -
천년의 '해동성국'…훈춘 발해고진, 역사와 야경이 빚어낸 여름 명소
[인터내셔널포커스] 천년의 역사를 품은 발해 문화와 현대 관광 콘텐츠가 만난 중국 지린성 국경도시 훈춘의 발해고진이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당나라 양식의 건축미와 다양한 역사문화 체험, 화려한 야간 콘텐츠가 어우러지며 중국 각지뿐 아니라 러시아 등 해외 관광객... -
하영에게 증조부의 죄까지 물을 것인가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영은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으며, 논란 이후 관련 자료를 직접 ... -
[연변 기행 ⑧] 홍범도의 함성이 울려 퍼진 봉오동… 화룡에 새겨진 독립전쟁의 기억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 봉오동 전투기념비. 1920년 홍범도 장군이 이끈 대한독립군이 일본군을 격파한 봉오동 전투를 기리는 역사 현장이다. [인터내셔널포커스] 도문을 떠나 남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달리자 두만강을 따라 이어지던 국경 풍경은 어느새 깊은 산세로 바뀌기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