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허훈
중국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가 민간 축구 대회를 전면 장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움직임은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중국 축구의 썩은 행정 시스템과 부패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 슈퍼리그(CSL)는 최근 5년간 20개 이상의 구단이 폐업했고, 국가대표팀은 국제 경기에서 계속 부진했다. 부정 경기, 연봉 미지급, 구단 퇴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중국 축구 행정은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그런데도 협회는 민간 아마추어 대회까지 손을 뻗으며, 권력과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

관찰자들은 협회의 이번 시도를 “능력 없는 조직이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려 민간 영역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한다. 중국 내 청소년 축구 클럽과 민간 교육기관은 7천여 곳에 달하며, 대부분 민간 자본으로 운영된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대회와 리그를 협회가 통제하게 되면, 민간 축구의 활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10년간 대학생 리그, 지역 아마추어 대회 등이 중국 축구의 유일한 활성화 원천 역할을 해왔다.
재정 구조 역시 문제의 핵심이다. 협회 연간 총수입 4억8천만 위안 중 절반 이상이 정부 보조금과 정책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프로 구단 후원 감소와 재정 압박 속에서 협회는 민간 대회를 잠재적 수입원으로 삼으려 한다. 이는 축구 발전보다 재정 확보를 우선시하는 부패적 행정으로 평가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협회의 법적 권한 부재다.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민간 아마추어 대회가 자유롭게 운영되며, 협회는 기술 지원 수준에 그친다. 중국에서만 협회가 자의적으로 권한을 확대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회가 프로리그와 국가대표 운영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민간 대회를 장악하려 하는 것은, 중국 축구 전체를 죽이는 자충수”라고 비판한다. 청소년 훈련 비용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협회 개입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참여 의욕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중국 축구의 미래를 가로막는 것은 단순한 경기력 부족이 아니다. 부패한 행정과 무능한 권력 구조, 그리고 돈벌이를 우선시하는 탐욕이 중국 축구를 계속 구렁텅이로 몰고 있다. 국제 사회가 보는 중국 축구의 모습은, 한때 성장 가능성이 있었던 스포츠 생태계가 내부 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이미 붕괴한 전형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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