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사상 첫 48개국 체제의 32강 토너먼트 대진이 확정됐다.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진 치열한 '베스트 3위' 경쟁 속에서 희비가 갈렸고, 토너먼트 대진표 역시 강호들이 한쪽 브래킷에 몰리는 독특한 구도를 만들어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J조 알제리와 오스트리아의 최종전이었다. 양 팀은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기며 승점과 골득실에서 모두 생존 조건을 충족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선수들은 다른 조 결과를 기다리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결국 두 팀 모두 32강 진출을 확정하며 극적으로 토너먼트 막차에 올랐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월드컵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이었다.
J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요르단을 3-1로 꺾고 조별리그 3전 전승(승점 9)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지오바니 로셀소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리오넬 메시가 차례로 골을 터뜨리며 우승 후보다운 경기력을 이어갔다. K조에서는 콜롬비아와 포르투갈이 0-0으로 비기며 각각 조 1·2위를 확정했고, 콩고민주공화국은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역전 제압하며 조 3위 자격으로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L조에서는 잉글랜드가 파나마를 2-0으로 제압해 조 1위를 차지했고, 크로아티아도 가나를 2-1로 꺾고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륙별 성적도 눈길을 끌었다. 유럽은 13개국이 32강에 올라 가장 많은 생존팀을 배출했고, 아프리카는 9개국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남미는 출전한 5개국이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해 100% 진출률을 기록했다. 반면 아시아는 9개 참가국 가운데 일본과 호주만 살아남아 단 2개국만 토너먼트에 오르며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한국과 이란은 모두 조 3위에 머물렀지만 '베스트 3위' 경쟁에서 밀려 탈락했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도 대부분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참가국 확대가 아시아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실제 결과는 세계 축구와의 경쟁력 격차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역시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패를 당하며 자력 진출 기회를 놓쳤고,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밀려 조기에 짐을 싸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아프리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로코,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세네갈, 알제리, 콩고민주공화국 등 다수의 국가가 토너먼트 무대를 밟으며 이번 대회의 최대 돌풍을 일으켰다. 조직력과 빠른 공수 전환, 뛰어난 신체 능력을 앞세운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통 강호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며 월드컵 판도 변화의 중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2강 대진표 역시 흥미롭다. 상위 브래킷에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유럽 강호 9개국이 몰렸다. 반면 하위 브래킷은 잉글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스웨덴 등 유럽 팀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력 분포가 비교적 완만한 구조를 이뤘다. 이 때문에 상위 브래킷에서는 16강부터 우승 후보 간 맞대결이 잇따르며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다. 32강에서 카보베르데를 상대하는 아르헨티나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승리할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상위 브래킷은 포르투갈-크로아티아, 스페인-오스트리아, 프랑스-스웨덴, 독일-파라과이 등 강호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우승 후보들이 이른 시점부터 격전을 치르게 된다.
물론 토너먼트는 단판 승부인 만큼 대진만으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별리그 성적과 현재 대진표를 종합하면 우승 후보들의 운명이 브래킷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유럽 강호들이 한쪽 브래킷에 집중되면서 서로를 탈락시키는 구도가 형성된 점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32강 토너먼트는 한국시간 6월 29일 새벽 캐나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로 막을 올린다. 이어 브라질-일본, 아르헨티나-카보베르데, 잉글랜드-콩고민주공화국 등 굵직한 맞대결이 연이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인 만큼 기존 강호 중심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진과 남미의 강세, 아시아의 부진, 유럽 강호들의 조기 맞대결이 맞물리면서 우승 경쟁의 변수도 더욱 커졌다.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흐름이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이변이 연출될지가 이번 월드컵 32강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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