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의 새 출입국관리규정이 시행된 지 나흘째다. 시행 전부터 중국 안팎에서는 ‘출국이 까다로워진다’, ‘공항에서 휴대전화를 검사한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19일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은 이런 소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새 규정에는 일반 여행객의 출국을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 대신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신분과 출국 목적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문서와 자료, 전자데이터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명시됐다. 허위 자료를 내거나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면 출·입국이 제한될 수 있다.
출국 제한 대상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불법 출입국으로 행정구류 처분을 받았거나 해외에서 국가안보와 이익을 해치는 불법·범죄 행위를 한 경우, 수출통제나 기술 수출입 규정을 위반해 산업·기술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중국인 등이 대상이다. 위험도가 가장 높은 국가나 지역으로 향하는 중국인에게는 출국을 만류할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이 공개한 규정 내용이다.
시행 직후 중국 온라인과 해외 중국어권에서는 공항에서 출국 목적과 체류 일정을 자세히 질문받거나 휴대전화를 확인받았다는 경험담이 나오고 있다. 출국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개인 게시물을 재인용한 것으로 당사자 신원이나 출국 불허 사유가 확인되지 않는다. 새 규정 시행 때문에 출국이 막혔다고 볼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한국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들이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에도 중국 호구(戶口)나 주민신분증을 정리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 국적 취득에 따른 중국 국적 상실과 호구 정리는 9월15일 처음 생긴 제도가 아니다. 중국 당국은 이전부터 외국 국적 취득자의 호구 말소 절차를 운영해 왔다.
달라진 부분은 출입국 심사에서 신분과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됐다는 점이다. 한국 여권으로 중국을 오가는 귀화자의 과거 중국 호적정보가 확인되면 신분 관계를 추가로 확인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9월15일 이후 한국 귀화자가 중국 호구나 주민신분증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공항에서 출국을 거부당했다는 사례는 19일 오전 현재 중국 당국이나 한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귀화자도 중국에서 출국하지 못할 수 있다’는 온라인 주장과 실제 발생 사례를 같은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한국 외교부도 규정 시행 다음 날인 16일 중국의 새 출입국관리규정 시행에 따른 안전유의 안내를 내놨다.
시행 나흘째까지 나타난 상황을 보면 중국인의 해외 출국이 갑자기 막혔다기보다 기존 출국 제한과 신분·출국 목적 확인 절차가 제도적으로 구체화된 성격이 강하다.
이제 관심은 실제 공항과 육로 국경에서 어떤 사례가 나오는지에 쏠린다. 특히 한국 귀화자가 과거 중국 호구나 주민신분증 문제로 추가 확인을 받거나 출국이 보류되는 사례가 등장하는지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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