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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딜레마…애플 "중국 메모리 쓰게 해달라" vs 마이크론 "미국 반도체 무너진다"

  • 화영 기자
  • 입력 2026.07.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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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애플과 마이크론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난처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국산 반도체 활용을 일부 허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기존 규제를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을 만나 미국이 아닌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한해 중국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의 메모리 반도체 사용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해지고 가격이 급등한 만큼 중국 업체를 공급망에 포함하면 조달 비용을 낮추고 제품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마이크론은 중국 업체가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면 미국 메모리 산업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철강과 제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반도체 산업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창신메모리(CXMT)는 스마트폰과 서버 등에 쓰이는 D램(DRAM)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양쯔메모리(YMTC)는 낸드플래시(NAND Flash)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양쯔메모리는 미국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창신메모리는 미 국방부의 중국 군 관련 기업 명단에 올라 있어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거래를 자제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소비자 물가 안정과 반도체 자립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면 공급난과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미국 반도체 산업 보호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규제를 유지하면 자국 산업 육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공급 부족과 비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갈등의 배경에는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도 자리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약 4배 상승했다. 애플은 마이크론이 AI 고객에 물량을 우선 배정해 공급난이 심화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마이크론은 과거 애플의 과도한 가격 인하 요구가 업계 투자 여력을 약화시켜 오늘날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제재하고 있다며 관련 조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업 간 가격 협상이 아니라 미국의 경제안보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비용 효율'과 '경제안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 반도체 정책은 물론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과 미·중 기술 경쟁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 애플의 요구가 해외 판매 제품에 한정돼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용하는 순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정책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과 미국 반도체 산업, 미·중 기술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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