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독일에서 올해 약 1만1900명이 고온과 관련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사망자의 상당수가 75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면서 폭염이 단순한 기상이변을 넘어 고령사회가 대비해야 할 주요 사회적 재난으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가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26일까지 독일의 고온 관련 사망자는 약 1만1900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다만 ‘고온 관련 사망’은 개별 사망자의 사인이 모두 폭염으로 직접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통상 일정 기간의 실제 사망자 수와 평년의 예상 사망자 수, 기온 변화 등을 종합해 고온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폭염이 인구집단의 사망 위험을 얼마나 높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올해 피해가 급증한 데는 6월 하순 독일을 강타한 극심한 폭염의 영향이 컸다. 연구소는 이 시기 고온과 관련된 사망자가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약 9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 통계가 추가로 집계되면 올해 전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올여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독일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섭씨 40도 안팎까지 치솟았다. 비교적 온화한 여름 기후에 익숙한 독일에서는 흔치 않은 수준이다.
과거 독일에서 폭염 피해가 특히 컸던 해는 2018년이었다. 당시 연간 고온 관련 사망자가 약 9000명으로 추산됐지만 올해는 7월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이를 크게 넘어섰다.
연령별 통계를 보면 폭염의 위험이 고령층에 집중됐다는 점이 더욱 뚜렷하다. 올해 7월 26일까지 추산된 고온 관련 사망자 가운데 75~84세는 약 2910명, 85세 이상은 약 6060명에 달했다. 두 연령층을 합하면 약 8970명으로 전체의 75%를 웃돈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심혈관·호흡기 질환 등 기저질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폭염 대응이 단순히 냉방시설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거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조기경보와 의료·돌봄 체계까지 연결돼야 하는 이유다.
독일의 이번 통계가 보여주는 핵심은 폭염이 더 이상 불편한 여름 날씨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는 며칠간의 극단적인 고온도 대규모 초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변화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온 취약계층을 얼마나 신속하게 찾아내 보호하느냐가 유럽뿐 아니라 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들의 새로운 공중보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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