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4년 반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의 중재외교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미국 특사들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곧바로 키이우로 이동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종전협상 재개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돈바스 영토 문제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커 즉각적인 돌파구는 나오지 않았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는 5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3시간가량 회담했다. 러시아 측은 회담이 건설적이고 유용했다고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는 발표하지 않았다.
미 특사단은 이어 키이우로 이동해 6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두 사람이 미국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우크라이나를 공식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회담에서는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방식과 영토, 안전보장, 경제협력 등이 논의됐다. 우크라이나가 겨울철 러시아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 요구하는 패트리엇 방공체계 등 군사지원 문제도 다뤄졌다.
협상의 가장 큰 벽은 돈바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문제를 이번 전쟁의 핵심 쟁점으로 규정하면서 영토 문제는 정상급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요구하는 일방적인 영토 포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기존 전쟁 목표에서 크게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미국 특사들과의 회담에서도 전쟁의 이른바 ‘근본 원인’이 해결돼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다시 강조했다.
외교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전선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군 발표에 따르면 6일 하루 전선에서 206차례의 교전이 벌어졌으며 포크로우스크 방면에 러시아군의 공세가 집중됐다. 러시아군은 돈바스뿐 아니라 하르키우와 수미, 자포리자 등 여러 전선에서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장거리 무인기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5일 밤부터 6일 사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100대가 넘는 각종 무인기를 발사했고,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 랴잔의 대형 정유시설 등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이어갔다.
미국은 이번 연쇄 회담을 계기로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가 다시 직접 협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우크라이나·유럽이 먼저 입장을 조율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방공망과 에너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겨울 패키지’ 지원도 미국과 유럽에 요청하고 있다.
결국 종전협상의 성패는 돈바스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전보장 문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미 특사단이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잇달아 오가며 다시 협상의 문을 열었지만, 전선에서는 하루 200차례가 넘는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전과 지상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돈바스가 전쟁 종식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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