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독일 라이프치히/할레공항에서 발견된 폭발물 탑재 드론 사건을 둘러싼 파장이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러시아를 사건의 배후로 공식 지목한 데 이어 영국이 러시아 외교 책임자를 초치하고 유럽연합(EU)도 추가 제재를 검토하면서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사이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5일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할레공항에서 발생했다.
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탑재한 드론이 발견되면서 공항 일부가 폐쇄되고 대테러 수사가 시작됐다. 라이프치히/할레공항은 유럽의 주요 화물공항이면서 NATO의 물류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일 경찰 수사와 정보기관의 분석 등을 토대로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이 러시아 국가기관을 대신해 움직였다는 정보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독일은 대응 조치로 본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의 러시아 문화원 운영을 중단시키기로 했다.
영국도 움직였다.
영국 외무부는 3일 러시아의 주영 대사대리를 초치해 이번 사건에 강하게 항의했다. 영국 정부는 독일과 전적으로 연대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유럽의 집단안보를 흔들려는 러시아의 일련의 적대적 활동 가운데 하나로 규정했다.
EU와 NATO 차원의 대응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밝혔다. EU에서는 러시아 군수산업과 관련된 개인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재 명단을 마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러시아는 사건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독일의 조치에 맞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독일 괴테인스티투트 문화원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군사적 전선 밖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유럽의 우려를 다시 키우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드론과 사이버공격, 기반시설 파괴 등 이른바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다. NATO도 러시아의 유럽 내 하이브리드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NATO는 현재 러시아가 회원국을 직접 공격할 임박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일 공항에서 발생한 드론 사건이 영국의 외교 대응과 EU의 추가 제재 논의로 이어지면서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대립은 우크라이나 전장을 넘어 안보와 외교 영역에서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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