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이 이제 음악 차트를 넘어 생물학의 세계에도 등장했다. 호주에서 발견된 신종 곤충에 스위프트와 그의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 붙으면서 과학계의 이색적인 작명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연구진은 최근 호주에서 발견된 식물성 곤충 12종을 새롭게 분류했다. 이 가운데 새로운 곤충 속에는 ‘스위프티(Swiftie)’에서 따온 ‘Swiftiephylus’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위프티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속에 포함된 4종에는 각각 "Swiftiephylus taylorae", "Swiftiephylus amator", "Swiftiephylus intrepidus", "Swiftiephylus poetorum"이라는 학명이 붙었다. 테일러라는 이름과 함께 스위프트의 앨범과 음악을 연상시키는 ‘Lover’, ‘Fearless’, ‘Poets’를 라틴어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곤충의 모습에도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있다.
연구를 이끈 사라 슈뢰더는 이 곤충들이 옅은 노란색 몸에 붉은색 무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발과 붉은색 립스틱으로 잘 알려진 스위프트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본 것이다.
연구자가 스위프트의 오랜 팬이라는 점도 작명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스위프트의 음악을 들어왔다며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이름을 붙이는 동시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곤충과 생물다양성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이름을 얻은 곤충들은 호주의 ‘쉬오크’로 불리는 나무와 관목에서 살아가는 장님노린재과 곤충이다. 사람이나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해충으로 알려진 종은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곤충들이 최근에야 발견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표본들은 1995년부터 2004년 사이 호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생물다양성 조사 과정에서 수집됐다. 당시 확보된 곤충 표본이 5만 점을 넘으면서 상당수가 수십 년 동안 정식으로 분류되지 못했고, 이번 연구를 통해 비로소 새로운 종으로 이름을 얻었다.
유명인의 이름을 생물 학명에 사용하는 것은 과학계에서 오래된 전통이지만 논란도 있다. 유명인의 인기에 기대기보다 생물 자체의 특징을 학명에 담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이 작은 곤충과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의 음악을 듣던 한 곤충학자의 팬심이 수십 년 동안 표본실에 잠들어 있던 작은 곤충들을 세상에 알리는 이름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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