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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숫자보다 더 뜨거웠던 장면들…아시아를 흔든 이변과 논란

  • 안대주 기자
  • 입력 2026.10.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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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포커스] 금메달 숫자만 따라가면 보이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 예상 밖의 선수가 강자를 쓰러뜨렸고, 판정을 둘러싼 항의가 이어졌다. 같은 국기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 사이의 오래된 감정도 경기장에서 다시 드러났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순위표 밖에서도 이야깃거리를 쏟아냈다.


가장 눈에 띈 이변 가운데 하나는 양궁에서 나왔다. 한국이 오랫동안 강세를 이어온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인도의 17세 쿰쿰 모호드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첫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그는 한국의 강채영을 비롯한 정상급 선수들을 차례로 넘었다.


결승에서는 한국의 오예진과 슛오프까지 간 끝에 마지막 화살을 10점에 꽂았다. 인도 선수가 아시안게임 리커브 개인전 정상에 오른 것도 처음이었다. 전날 단체전에서도 한국을 위협했던 인도 양궁의 상승세가 우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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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국 일본에서는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여자 유도 70㎏급 8강에서 중국의 탕징이 일본 마에다 린의 팔을 물었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됐다. 마에다가 심판에게 팔을 보여줬고 영상 확인 뒤 실격 결정이 내려졌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는 팔에 이 자국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마에다는 이후 경기를 계속해 결국 금메달까지 따냈다. 중국에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난감한 사건 가운데 하나였고, 일본에는 우승 과정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 끼어든 경기였다.


북한 복싱에서는 경기 결과보다 판정 직후 모습이 관심을 끌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파리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방철미는 여자 54㎏급 결승에서 태국의 낫니차 총프론클랑에게 1대4 판정패했다.


결과가 발표된 뒤 방철미는 곧바로 링을 떠나지 않았다. 약 1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고 북한 코칭스태프도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결과는 그대로였다. 유력한 우승 후보의 패배에 경기 뒤 항의까지 겹치면서 북한 복싱의 결승전은 예상 밖의 장면으로 남았다.


대만 여자 테니스에서는 같은 대표팀 선수들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여자복식 결승은 셰수웨이-량언숴와 잔하오칭-우팡셴의 대만 선수끼리 맞붙는 경기였다.


금메달은 셰수웨이-량언숴 조가 가져갔지만 시선은 경기 뒤로 향했다. 잔하오칭이 손을 내밀었지만 두 선수 사이의 악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국제대회에서 불거졌던 갈등이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노출됐다. 대만이 금·은메달을 모두 가져간 경기였지만 시상대의 색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뒷맛을 남겼다.


개최국 일본은 경기장 밖에서도 진땀을 뺐다. 선수촌 대신 호텔과 임시 숙소, 크루즈선 등을 활용한 분산형 숙박 방식은 대회 초반부터 불만을 낳았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셔틀버스 문제로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남자 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에 앞서 한국 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오는 사고도 발생했다. 한국 측은 공식 항의했고 조직위원회는 사과했다. 개최국의 대회 운영이 경기 결과 못지않게 입길에 오른 이유다.


한국 육상에서는 실격 통보가 뒤집히는 일이 있었다. 남자 400m 계주 예선에서 한국은 배턴 교환 규정 위반으로 실격됐지만 대표팀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 결승 진출권을 되찾았다. 결승에서는 38초43의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반면 중국의 배턴 교환 장면을 놓고 규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경기 뒤까지 이어졌다.


인도의 17세 궁사는 한국 양궁의 높은 벽을 넘었고, 중국 유도에서는 보기 드문 실격 사태가 벌어졌다. 북한은 판정에 반발했고, 대만 선수들은 같은 국기를 달고도 손을 맞잡지 않았다. 개최국 일본 역시 운영 문제를 피해 가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뒷이야기는 그래서 메달 집계표보다 복잡하다. 누가 몇 개를 땄는지는 숫자로 남지만, 승부가 끝난 뒤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건 대개 숫자 밖에서 벌어진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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