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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 유럽시장 공세…EU 산업계 위기감 확산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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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대형 항만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화물선이 늘어서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 속에 중국과 유럽연합의 무역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에 직면한 중국 수출기업들이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와 철강 제품의 유입이 늘면서 유럽 제조업계의 경계심도 커졌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통상 마찰을 줄이기 위해 협상에 나섰지만, 양측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엇갈린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8~9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유럽 수출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잠정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다. 구체적인 감축 규모와 이행 방식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유럽이 중국산 제품을 경계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무역 불균형이 있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대중국 상품 수입액은 5,594억 유로, 수출액은 1,996억 유로였다. 무역적자는 3,598억 유로에 달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감은 특히 크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유럽 업체들은 중국산 차량의 판매 확대가 자국 생산과 고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의 시각은 다르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정부 보조금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유럽의 무역 제한 움직임을 비판해 왔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고 기업 간 경쟁도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럽 내부의 사정도 복잡하다. 제조업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통상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주요 판매시장이면서 핵심 원자재 공급처이기도 하다.


이번 협상에서는 희토류 수출 절차와 유럽산 제품의 중국시장 접근 문제도 논의됐다. 자동차를 둘러싼 갈등이 다른 산업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산 자동차와 산업제품이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EU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일부 한국 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중국과 EU는 일단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그러나 유럽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와 중국의 시장 개방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자동차 수출 문제만으로 갈등을 풀기는 쉽지 않다. 향후 협상에서 양측이 실제로 어느 정도 양보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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