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곽재석(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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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니 世上萬事가 疏通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절감하게 된다. 너와 내가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의 이익과 주장만을 고집하고, 甲과 乙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손발을 맞추지 못하는 엇박자 소통불통이 세상 모든 갈등과 불화의 원인인 것 같다. 요즘의 한국정치가 그렇고 경제가 그렇고 특히나 중국동포사회가 더욱 그런 것 같다.
 
요즘 한국의 중국동포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도대체 이들 중국동포들이 오늘 자신들이 어느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는지, 또 자신들이 매일매일 얼굴을 대하며 살아가고 있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도대체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 지 매우 의문이 든다. 저들이 정녕 한국사람과 더불어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가 정말 제대로 있는지 것인지 의아하기 짝이 없다.
 
수년 전부터 한국사회 이민자들 비율 중에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급증하게 되면서 중국동포들의 한국 주류사회 정치 참여의 필요성이 제기되게 되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필리핀계 결혼이민자가 대한민국 다문화인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로 뽑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서 중국동포들의 소외감과 차별감이 매우 고조되기도 했다. 한국 국민의 일원이며 또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주민이기도 한 중국동포들의 이익이 잘 대변되도록 이들 중에 적절한 인물을 한국 정치무대에 올려 놓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공감한 바 있다.
 
그러나 요즘 매우 기이한 일을 만나게 되었다. 한국에 귀화하거나 국적회복한 동포 인사들이 중심이 된 단체가 전국한적화인연합총회(全國韓籍華人聯合總會)이라는 단체명을 걸고 내년 총선에서 중국동포사회를 대변하는 사람을 추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세계화인절(世界華人節) 축제에 중국동포단체들이 참석한다고 야단법석을 떨더니 이제 한국에 체류하는 조선족 중국동포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중국재한교민협회라는 단체 주관의 노래자랑대회가 조만간 개최된다고 한다.
 
도대체 한국정치판에 한국국적을 가지고는 있지만 중국인(華人)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한국 입법부에서 누구를 위한 어떤 법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참으로 정신나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중국이 세계 정치와 경제에서 G2로서 잘나간다고 하지만 여기는 엄연히 한국땅이고, 한중수교 이후 대한민국은 중국 조선족들을 명백히 중국동포로서, 우리 민족의 일원으로 한국에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제까지도 한국 정부가 동포로서 제대로 대우해 주지 않는다고, 같은 민족을 이렇게 푸대접하면 안된다고 아우성을 치더니 이제는 급변하여 華人의 일원이라고 희희낙락하는 저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참으로 아득하기만 하다.
 
저들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가진 체류자격이 H-2 방문취업 비자로서 우리 민족인 중국 조선족 동포들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취업자격이며, 저들이 변경한 F-4 또한 그 이름이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서 이 또한 우리 민족 동포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며, 저들이 그를 기반으로 쉽게 영주권 및 국적을 취득하여 한국에 살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까마귀고기 먹은 사람 마냥 정녕 까맣게 잊어 버린 것인지 되묻고 싶다.
 
이러한 행태가 이제는 우리도 이만하니 한국사회와 한국땅과 소통하지 않고도 우리들끼리 한판 잘해볼 수 있다는 華人의 자만심의 發露는 아닌 것인지 되묻고 싶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대한민국은 중국 조선족을 이제껏 華人으로서 받아들인 것은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법무부는 그리고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을 포함한 많은 동포단체와 교회 그리고 그토록 헌신적이었던 사람들이 이제껏 華人들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해 온 것은 결코 아니다. 모든 노력과 수고가 결국 내 혈육, 내 핏줄, 내 동포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보람있었고 자랑스러운 일이었다.
 
앞으로 조선족 중국동포들은 이곳 한국 땅에 살면서 정녕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내 자손은 어떠한 사람으로 미래를 살아갈 것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 사람의 마음과 정신과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한다면 한국 땅에서의 중국동포사회의 정상적인 발전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땅에 사는 중국 조선족이 같은 민족으로서 한국사람과의 관계를 제대로 뚫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한국땅에서의 동포사회 미래도 제대로 뚫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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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석 원장(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대통령 비서실장 수석보좌관(2001~2002),
세종대학교 교육학과 겸임교수(2004~2009)
법무부 외국적동포과장(2006~2009) 역임,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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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석 칼럼]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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