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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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리포터 김철균] 이번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4개 본선진출국이 1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득 9골, 실 25골 총 득점 3점이라는 아주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그것도 명목이 아시아지만 오스트랄리아(호주)까지 합친 “아시아”, 기실 두개 대륙의 월드컵 기록으로 4개국 진출팀이 이렇듯 초라한 기록을 냈다는 것은 그냥 스쳐 지나버릴 일은 분명 아니인듯 싶다. 특히 요즘 한국에서는 국가대표팀과 이 대표팀 사령탑을 잡은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빗발치듯 하고 있다.  

 

“‘최악의 성적표’ 홍명보 감독, 잘못한 5가지 이유”,  “국민들에게 분노와 허탈함만 남긴 홍명보호”, “변방전략, 한국축구 진짜 위기 온다”는 등으로 일침을 놓는가 하면 홍명보 감독을 “고집불통”으로 몰아붙이는 등 어딘가 좀 과분한 비방공격도 인터넷을 가득 메우고 있다. 물론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박주영에 대한 선발출전전략”, “해외파에 대한 지나친 기대” 등의 지적은 “홍명보”호에 주는 따뜻한 충고로서 확실히 접수하고 참고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월드컵에서의 부진성적이 국민들의 분노까지 이어질 수는 없지 않을까? 그냥 허탈함이라고만 표현하면 또한 되지 않을까? 그리고 월드컵이 지구촌 축구의 최고수준을 가늠하는 축제이긴 하지만 그 수준급 경기에서의 1무 2패를 두고 “한국축구의 위기론”까지 들고 나오는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최근년에 들어 부분적 한국축구전문가들이 한국축구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이는것 같다. 한국축구가 최근 30여년간 많이 발전해 아시아의 전열에 서게 되고 또 중국축구한테는 “공한증(恐韓症)”의 대명사로 되기는 하나 한국축구는 어디까지나 한국축구이고 아시아축구의 특색을 갖고 있는 축구이다. 유럽이나 남미 등 세계일류수준의 축구의 높은 벽과는 역시 거리감이 있고 아프리카축구와는 겨우 가끔씩 어깨겨룸이나 할만한 수준의 축구로 알고 있다.

 

일본축구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일본의 목표는 4강확보의 토대에서 우승을 쟁취하는 것이었다. 이는 어찌보면 망녕된 시도인 것 같다. 아니나 다를가 이번에 일본은 4강이나 우승꿈은 고사하고 1무 2패로 16강 진출도 무산됐다. 마치 지난 세기 40연대의 군국주의 팽창시기, 조선과 중국의 동북3성을 삼키고도 모자라 전반 중국대륙을 넘보고 지어 나중에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던 시기의 야욕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하긴 한국축구가 기적을 이룬 적은 있다. 바로 2002년에 있은 한일월드컵에서 월드컵 4강에 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라는 요소를 배제하면 안된다. 또한 2002 한일월드컵시기는 한국축구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명장 히딩크 수하에는 공격첨병 안정환, 박지성이 있었는가 하면 수비라인에는 홍명보, 김진철, 황선홍, 유상철, 이영표 등 쟁쟁 소리가 나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으며 또한 운이 좋았었다. 조 첫경기에서 2 : 0으로 핀란드를 격파하여 멋진 스타트를 뗐고 미국과는 1 : 1로 빅었으며 다시 1 : 0으로 포르투갈을 이기면서 16강에 합류했고 16강전에서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제압했으며   8강전에서 또한 승부차기로 “무적함대” 스페인을 격파하고 4강까지 기적을 이어갔다.

 

당시 한국의 욕망도 일본에 못하지 않았다. 한국축구인들과 매체들에서는 “현해탄을 넘어 도쿄로 가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는 도무지 불가능한 야망까지 내비치었다. 그리고 그 뒤 한국은 한국대표팀이 국제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2002년 시기의 “기적”을 언급하면서 한국축구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군 했다. 물론 자국팀에 대한 기대치를 얼마간씩 높이는건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기대치는 실력에 비해 엄청 높은바 국가대표팀이 국제적 경기를  치를 때마다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기적이란 자주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자아실력을 항상 높게 발휘되면 그것은 더는 “기적”이 아니다. 그리고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심리적 부담도 정비례로 많아져 실력발휘에 반작용을 할 수도 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의 “홍명보”호의 성적은 말그대로 아쉬움과 탄식과 허탈함을 나타내는 건 사실이다. 기대치대로 첫 경기 러시아전에서 비기고 두번째 경기에서 알제리와 이기고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와 무승부를 기록하여 승점 5점으로 16강에 진출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스포츠를 포함한 모든 세상사가 늘 이변이라는 것이 있는만큼 그 앞날을 장담할 수가 없는 법이다. 그 사례로 이번에 FIFA랭킹 1위인 스페인이 조경기에서 탈락하고 전통강호 이탈리아 역시 16강꿈이 무산되리라고는 누가 예측이나 했으며 더우기 29일 중남미의 콜롬비아가 강호 우루과이를 제치고 8강에 선착하리라고는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실제로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에는 비록 한국축구가 몇차례 월드컵에 진출하였었으나 세계축구의 높은 벽과는 아주 거리가 먼 변두리축구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한일월드컵부터 그 힘을 과시하면서 한일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16강을 이뤄내는데 불과했다. 그러니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의 16강 탈락은 어찌보면 비교적 정상적인 일이라 해도 괜찮다는 아주 조심스러운 주장을 펼쳐본다.

 

문제는 있었다. 중국의 한 매체가 분석하다싶이 해외파한테 지나치게 기대하면서 그들을 대거 중용했기에 짧은 집중훌련기간에 묵계적 배합이 원할하게 진행할 수 없었고 컨디션 부진을 겪던 박주영을 두번씩이나 선발출전시킨 아집 및 3경기 모두 4231의 포메이션을 구사한 점 등을 보면 홍명보가 “몽땅 자신의 부족함이였다”고 고백한 것에 실감이 간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번 월드컵에서의 한국축구가 초라한 성적을 보인건 한국축구의 시련이지 결코 무덤이 아니라는 것은 현재의 축구대표팀이 역대의 최강의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스트라이커선에서 손흥민과 이근호의 활약이 돋보이고 그를 받쳐주는 구자철과 이청용의 역할이 잘 맞물린다. 그리고 중원의 기성용을 포함해 출전은 하지 않았지만 하대성, 박종우 등이 모두 자기의 앞가림을 훌륭히 할 수 있는 멤버들이었으며 수비라인 역시 사상 어느 시대의 국가대표팀에 비해도 별로 짝지지 않은 쟁쟁한 선수들이었다. 단, 스트라이커선에서의 크로스수송이 잘되지 않아 손흥민과 이근호 등이 고전하며 개인돌파 등에 많이 의거하는 모습을 보였고 수비라인 역시 집중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을뿐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보면 사상 가장 이상적인 구단이라는 느낌을 주고도 남음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의 한국팀 멤버들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3위에 오를 때의 멤버들로 주로 구성, 그들의 연령단계를 보면 곽태휘 외 모든 선수들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도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다면 그 때가서 이 선수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고 또한 홍명보가 계속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면 그 역시 지휘능력전성기에 들어설 수 있으며 재차 2002년같은 “기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 말이다.

 

그러니 한번의 월드컵출전에서 좌절돼 16강 진출에 실패했더라도 한국축구의 미래까지 암울하게 판단하면 이 역시 그릇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구단 혹은 감독한테 따뜻한 일침을 놓는 건 필요하나 요즘 한국에서는 축구대표팀 감독과 구단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것 같다. 이는 스포츠계를 포함한 전반 한국사회의 고질이며 이는 결코 좋은 현상이 못되며 한국축구의 발전에도 불량한 요소만 초래할뿐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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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시련일뿐 “무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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