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5(일)
 


■ 박만복


최근 몇년째 연변축구는 어렵고 힘든 단계에 처해있다.

 

한동안 괜찮게 나가던 연변축구가 아마도 2011년초, 구단의 박성, 김경도, 한청송 등 쟁쟁한 주전들이 북경국안, 중경역범 등 기타 구단으로 이적해가며 3선의 관건 위치마다 공백이 생기면서 구단실력에 “위험신호”가 오기 시작한 것 같다.

 

캡처.PNG당시 이 공백을 메꿀려면 수준급의 외적용병, 적어도 국내 1류급의 수비수 1명과 공방조직자 1명은 영입했어야 했지만 당시 연변구단은 그럴만한 경제적 실력이 없었다. 결과 2010년 시즌 갑급 3위까지 올라갔던 연변팀 성적이 그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위로 추락했다.

 

그 뒤 연변구단에서는 그제날 한국적 최은택 감독의 성공사례를 “귀감”으로 삼아 새로운 변화를 시도, 역시 한국적 조긍연 감독을 사령탑으로 청해왔다. 헌데 그것에 실패했다.

 

필자가 느끼건대 최은택과 조긍연 이 두 한국적 감독을 비해볼 때 수준과 리더십을 떠나 다른 요소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우선 두 감독을 보면 연변팀을 맡을 때의 시간과 기타 여건이 서로 달랐다. 최은택 감독은 1996년 말에 팀을 맡아 동계 전지훈련부터 시작하여 자신의 구상에 따라 팀 개조에 달라붙었으나 조긍연 감독은 2012년 시즌 중도에 사령탑을 잡았기에 근본상 팀을 개조할 겨를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최은택 감독은 운도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1997년 첫 5라운드는 단 1점을 기록하는 부진을 겪었으나 제6라운드부터 졸라, 블라이마, 카리싸 등 아프리카 용병들을 합류시키면서 일약 대반전에 성공할수 있었다. 반면에 조긍연 감독의 경우는 달랐다. 2012년 여름에 팀을 맡다보니 기본상 원래의 멤버들을 주축으로 고전해야 했고 이듬해에는 한국으로부터 이재민, 김기수와 고기구 등 “정예멤버”들을 데리고 와 “수혈”했으나 본토 주전들인 고만국, 강홍권, 한광화, 배육문, 최영철 등 멤버들이 조긍연 감독한테 강한 “거부감”을 표하며 팀을 떠나버려 구단원기가 크게 빠지고 손상이 간 상태였다.

 

이는 비록 조긍연감독의 실패인 것 같지만 기실은 연변축구기획층의 실패이며 전반 연변축구의 실패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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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구단을 놓고볼 때 2007년 말의 고훈 감독 “하차”이후 감독교체가 너무 빈번했다. 선후로 조영원, 황용, 현춘호, 김광주, 조긍연, 정상용, 이광호가 감독석을 차지했었다. 그리고 그 중 김광주, 조긍연은 두번 지휘봉을 잡았었고 이광호 역시 현재 두번째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연인수로 8명이 연변팀 감독석의 벽을 두드려보고 지나간 셈이 된다.

 

그 무슨 “실험구단”도 아니고 아주 “망태기”었다는 느낌이다. 이는 2007년 말의 이른바 “감독경쟁선거” 씨나리오가 대패작이라는 것을 여실히 말해준다. 그래도 고훈 감독이 사령탑을 잡고 있던 2005년부터 2007년의 3년이 상대적으로 팀성적과 팀민심이 안정적이었으니 하는 말이다. 하다면 당시 2007년 말 “감독경쟁선거”를 기획한 주인공은 지금이라도 한번 가슴에 손을 얹어높고 반성해봐야 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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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면 연변축구 선수들은 풍격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좀 뒤질지 모르나 강했다. 정신적으로 강했고, 작았지만 “차돌”처럼 딴딴했다. 지난 세기 50~60연대 이광수, 지청용, 문정오와 최철봉, 정종섭 등이 그랬는가 하면 갑A시절만도 고종훈, 박문호, 황동춘 그리고 키가 작은 김영수나 김청까지도 “몸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특히 고종훈이 공을 잡았다 하면 그의 몸에는 상대방 선수가 거의 붙을 수가 없었다. 실로 강한 “버팀목”이었다.

 

헌데 요즘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그런가 하면 신체적으로 봐도 어딘가 이 방면에 차질이 있는 것 같다. 상대와 충돌해도 밀리거나 넘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돌파도 이전보다 많이 못한 느낌이다. 그리고 강팀을 만나면 이전의 선수들은 일종 오기같은 정신력으로 “한번 부딪쳐본다”는 배짱이었으나 지금의 선수들은 어딘가 주눅이 드는 양상인 것 같다.

 

관건위치에서의 선수후보력도 많이 부족한 상황인 것 같다. 얼마 전 제 15 라운드 대 호남상도전에서 보면 레드카드를 받은 최민 선수 대신 출전한 한광화 선수는 어딘가 크게 한물이 간 모습이었다. 이는 이광호 감독이 몰라서가 아니라 하도 중앙수비 적임자가 없으니 한광화를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그제날에는 관건위치에서의 선수가 충족했다고 할 수 있었다.  관건위치에서의 1호 선수가 불참하게 되면 2호 선수, 3호 선수가 있었고 실력차이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의 기둥선수들인 동경춘, 지운봉, 정종섭, 정지승, 유진석, 홍종우 등 선수들을 보면 선수위치에 별반 제약을 받지 않고 중원과 공격선의 어느 위치나 기본상 다 맡을 수 있었던 것이 특징이었다.

 

현재의 연변팀의 포메이션을 보면 선수진 30여 명 중 골키퍼 3명, 수비 12명, 미드필더 9명이고 스트라이커가 8명으로 골고루 포진돼 있는 건 맞으나 관건위치에서의 주력멤버가 별로 없다. 1호 멤버가 경고누적이나 상병으로 출전하지 못할 경우 대체출전할 선수가 결핍한 상태로서 이는 스트라이커선과 수비선이 가장 돌출할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니 관건위치에서의 주력멤버가 빠지면 우왕좌왕하고 또 그 위치에 병력을 집중하다 보면 다른 위치에 구멍이 뚫리는 폐단이 자주 생기기 마련이었다.

 

현재로서는 이런 상황을 단시일내에 개변할 수 없기에 선수와 선수 그리고 3선 사이의 협력과 배합이 특히 필요한 때라고 보아진다.

 

현대축구에서 보면 선수등록만 어느 위치란 것이 밝혀질뿐 경기에서는 그것이 무의미해질 때가 많다. 특히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보면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스트라이커 메시도 수비에 참여할 때가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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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리그경기에서 한개 팀이 집중적으로 얻어맞게 되는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다.

 

첫째, 감독이 자주 바뀌고 구단상하가 민심이 혼란하면서 흔들릴 때였고 둘째, 팀사기가 저조하고 성적이 부진일 때였으며 셋째, 올해처럼 시즌 초반 원정경기가 많은 것처럼 경기환경이 열악한 경우 등이었으며 중국축구가 프로화로 진입한 후로는 경제적 요소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올시즌의 연변팀의 현실이 곧바로 이와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매번 시즌 전야면 모든 구단들마다 각 팀들을 분석하면서 어느 팀한테서 점수를 많이 따겠는가를 면밀이 분석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할 때 올들어 갑급의 모든 구단마다 연변팀한테서 3점벌이를 기획했을 것이며 알게 모르게 연변팀은 각 팀마다 공동으로 때리는 “동네북”으로 되었을 것이다.

 

현재 연변팀을 보면 “답”이 잘 안나온다. 꼭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이란 말이다. 현재의 상황을 보년 그 어느 시기에 비해서도 “더운 밥, 식은 밥” 가릴 처지가 못된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하여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며 1점벌이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필자는 이광호 감독을 포함한 감독진 및 전반 선수진영이 대책마련에 성공하여 올해의 갑급보존사명을 꼭 완수하리라 믿어마지 않는다.

 

(필자는 연변축구의 제1임자이며 1965년 전국축구갑급련맹전 우승시기의 길림성팀 감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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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진해보는 올 시즌 연변축구팀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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