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연변세기팀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왜 연변축구는 계속 생존해야 하고 그 독특한 자아매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가? 한시기 중국축구무대에서 휘황한 기록을 남겼던 연변축구, 주로 연변의 조선족건아들로 무어진 길림성팀의 이름으로 1965년 전국갑급연맹경기의 우승을 따냈는가 하면 거의 해마다 국가급 축구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군 하던 연변의 청소년축구였다. 인구가 13억, 지구촌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인구대국에서 연변축구가 생존하고 활약한다는 것 자체가 일당백을 훨씬 초과하는 기백과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긴 객관여건의 역부족으로 우리의 축구가 한시기 저곡에서 몸부림치면서 진통기를 겪은 것도 사실이다. “돈쏟아붓기경쟁”에서 경제력이 약한 연변축구는 너무나도 힘든 역사를 눈물로 써야만 했다. 머나먼 항주땅으로 팔려가는 불쌍한 선수들을 눈물로 바래던 그날, 우리는 연변축구의 암담한 현실에 땅을 치며 통곡했고 이젠 연변축구가 진짜 망하는구나 하는 절망감에 약하고 힘없는 자신을 저주해야만 했다.

 

하지만, 하지만 우리는 연변축구의 저력을 너무도 낮게 평가했다. 끝난줄로만 알았던 연변축구는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호은군단으로부터 고훈군단으로 이어지는 4년 사이 우리의 축구는 저곡과 시련을 딛고 일어섰다. “따웅” ㅡ 산골짜기에 미아리치는 장백호랑이의 표효! 그렇다. 장백호랑이는 분명 부활되었다. 올들어 북방구 을그팀 중엔 빅을만한 상대도 없이 연전연승을 거급해온 우리의 세기팀 ㅡ 여기엔 거의 모두가 알준한 연변적 선수들이다. 연변땅에 태줄을 묻고 연변의 물을 마시며 잔뼈를 굳혀온 그들이였기에, 용맹해고 완강하고 고생을 예사롭게 치는 조상들의 기질을 그대로 물려받았기에 그들이야말로 연변의 명함장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이다.

 

캡처.PNG다음 세기팀이 연변의 명함장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또 다른 이유라면 어느 한 구락부의 경제적 체제에 얽매여 뛰는 다른 팀들과는 달리, 연변축구는 연변축구구락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전반 연변과 연변인민을 대표하여 뛰는, 연변을 위해서는 타지방 팀들에서 높은 보수로 러브콜하는 것도(정림국, 문호일은 떠나지 않았고 천학봉, 현춘호, 김청 등을 다시 찾아왔음) 마다하고 팀의 갑급진출을 위해 자아희생적으로 투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는 반대로 운남축구, 광동축구 그리고 기타 몇몇 지구의 축구는 단기행위로 돈을 퍼붓어 외적스타들을 사들이고 외적감독을 초빙하여 무척 떠드는 것 같았으나 이젠 뀅 구워먹은 자리인 격으로, 그 중 광동굉원, 광주태양신, 운남홍탑 등 팀들의 꼬락서니를 보면 그 축구기본바탕에 대해서도 얼마간 짐작이 가는 것이 아닌가?! 또한 현재 슈퍼리그행렬에서 우쭐하는 심수건력보팀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실 이 팀에 진정한 심수출신의 선수가 몇이나 있는가?! 순 돈 쏟아붓기가 바닥이 나면 그 팀 역시 모래탑처럼 하루 사이에 무너지는건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래야 하겠다.

 

하긴 우리의 연변축구는 아직도 리그급별중 최하층인 을급리그에서 싸우고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하다싶이 우리는 거의 모두가 연변출신의 감독과 선수들이다. 듣는 말에 따르면 고훈감독의 한달급여는 수천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웬간한 기업의 고급직원들은 흔이 받을 수 있는 급여이다. 또 고훈감독은 상해에서 더 훌륭하고도 사치한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연변축구의 갑급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고향으로 달려왔다. 또한 고훈감독을 비롯한 우리 세기팀 감독진과 선수들 모두가 원정경기를 항공편이 아닌 기차로 다닐 때가 많고 숙식 역시 고급호텔이 아닌 값싼 호텔에 투숙하기가 일쑤라 한다. 그럼에도 군소리 한마디 없는 선수들이다. 저소득, 열악한 생활환경- 그럼에도 해남도전지훈련시엔 슈퍼리그팀의 상해신화를 2 대 1로 해제꼈고 지난해 갑급팀 1위였던 장춘아태팀을 4 대 0으로 기죽게 만들어 국가팀도 감히 달려들 엄두도 내지 못하게 했는가 하면 시즌경기에 들어서는 또한 홈장은 물론 원정에서까지 모든 상대팀을 싹쓸이할 수 있었던 저력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간단하다. 바로 그들이야말로 고향인민들이 낳아서 키운 고향팀이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이 곧바로 그들이 연변의 명함장으로 될 수밖에 없는 더욱 충분한 이유로 되고 있다.

 

그밖에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연길경기장의 홈장분위기이다. 현재 수백만 혹은 천만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의 경기장도 을급경기면 수십명 내지 수백명의 관중이 모인다 할 때 연길홈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너무나도 열광적인 풍경선이다. 매 경기마다 수만명의 팬들이 모여들어 목이 쉬도록 응원성세를 펼치는건 바로 그들 자신이 연변팀 건아들을 낳아키워준 부모님들이기 때문, 이것 또한 타지방의 경기장과는 달리 연길홈장에 관중수가 많아지는 이유중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연변세기팀의 자존심을 걸고 그 운명을 개변시켜야 할 전국축구을급연맹경기 8강전이 펼쳐질 날자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 세기팀 건아들이여, 갑급팀 문턱이 지척에 있다. 장백호랑이의 자존심을 갖고 훈련에 몰두하라. 그대들보다 더욱 강한 팀은 을급행렬에 없다. 백전백승의 자신심을 다지라. 200만 연변인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최후의 승리는 그대들의 것, 연변팀 화이팅!

 

2004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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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슈퍼축구팬의 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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