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8(수)
 


■ 동포투데이 리포터 김철균


6일밤 21시 30분경, 중경 올림픽체육센터에서 경기종료를 고하는 심판원 천강(陈刚)의 휘슬과 더불어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연변팬들은 또 한번 땅을 쳐야 했다. 1 : 5 올들어 두번째로 되는 참패었다. 상대방이 슈퍼리그를 바라는 강팀이라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다. 연변팀은 전술변화를 시도했지만 그것이 상대방한테 먹혀 들어가지를 아니했다.

 

캡처.PNG90분간 상대한테 끌려다니기만 했다. 끌려만 다니니까 포치한 기전술을 관철할 수가 없다. 슈팅차수가 13차(상대방은 18차)였지만 그 질이 상대방과는 천양지차었다. 상대방의 슈팅을 미사일에 비한다면 연변팀의 슈팅은 무딘 도끼등이라고나 할까? 상대방에 비해 현저하게 차질을 보이는 패스 성공율, 개인기와 순발력 그리고 후반에 들어서면서 바닥이 나는 체력… 여기서 후반실점이 많은 것은 체력저하의 요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체력이 바닥나니까 뛰지 못하는 것이다.

……

드디어 연변팀의 이광호 감독은 감독초대회에서 “오늘 경기는 내가 마지막으로 지휘한 경기…”라며 사직의 뜻을 내비쳤다. 너무 지치고 허탈하고 절망적인 모습이었다. 이광호 감독의 사직, 이는 그 본의었는지 아니면 연변 주 체육국이나 연변 천양천축구구락부의 뜻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올해 “연변팀 현상”을 녹화테프처럼 천천히 되풀이해보면 어이없는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시즌초반의 경기일정, “헤이소(黑哨)”의 난무와 연속 빚어진 자책꼴, 페널티킥 실축 등 과정을 겪다보면 그 어떤 감독이라 해도 나중엔 두손 들고 나앉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올해 시즌의 “연변팀 현상”! 모두가 예견은 했지만 이렇게 심각하고 파멸적일줄은 몰랐다. “반전, 반전”하고 웨쳐온지도 3개월 정도가 됐지만 팬들이 고대하는 반전은 나타날줄 몰랐다. 아마 “반전”이란 연변팀한테 망각되었겠다고 의심까지 들 지경이었다. 사람의 능력과 인내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누군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땀에 절지만 감독은 피가 마른다”고 했다.

 

현재 연변팀을 “암환자”로 비유한다면 적어도 “3기 암환자” 정도는 되겠다는 생각이다. 하다면 “암환자치료”에 들어 “의사”와 “치료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단, “암환자치료”에 있어서 “환자”와 “의사”의 배합이 잘 맞아야 하듯이 구단의 감독선정도 심중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어느 해처럼 연변팀이 “몇몇 축구인들의 실험구단”으로 되어서는 안된다 이 말이다. 즉 축구계의 원로, 전문가들과 잘 의논을 해보고 또한 매스컴 인사들과 축구팬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연변의 축구팬들은 단지 축구를 구경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분석할줄도 안다는 것이다. 이기면 어떤 기전술과 선수기용으로 이겼는가를 맞출줄 알고 패하면 어떤 페단에 의해 패했다는 것을 곧잘 짚어낸다. 그러니 축구팬들이라 해서 절대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른바 군중로선체험을 제대로 한번 해보라는 제의를 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 연변구락부가 팬들은 귀중한 존재라고는 하면서도 팬들을 서운하게 만든적이 좀 있다. 이전부터가 그랬다.  

 

지금은 연변축구의 “비상시기”이다. 이제 몇경기를 치르면 연변팀의 갑급보존이냐 아니면 을급으로 강등하느냐가 결정되는 판이다.  갑급에서의 연변팀의 강등! 상상조차 하기 싫은 단어이다. 일찍 2000년 오동팀이 갑A에서 강등되어 절강으로 매각된 뒤 연변축구는 일련의 시련을 겪었다. 을급에서 지금의 갑급으로 진급하기까지 4년이란 세월이 소모됐다. 이는 당시 연변축구가 그만큼 후퇴했다는 것을 설명한다. 연변팀의 갑급에서의 강등, 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연변축구는 이렇게 허무하게는 무너질 수가 없는 것이다. 지하에서 잠을 자던 연변축구의 “원혼”들이 대성질호하게 된다. 아니, 수많은 연변팬들이 절대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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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축구 그냥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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