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1(수)
 
■ 김창권

정말 맛있는 음식은 맛을 보는 순간부터 오래동안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긴 여운을 남긴다. 재미있는 축구경기도 마찬가지이다. 올시즌 13경기 무패행진을 기록중인 연변팀의 이번 홈장전이 바로 그랬다. 
 
연변팀의 완승으로 끝난 이번 홈장전은 많은 것을 남겼다. 단순히 “패싱축구”와 외적용병의 맹활약 정도가 아니다. 두 팀의 경기는 축구가 차릴수 있는 진수성찬이였고 상에는 대략 4가지의 진미가 올랐다. 한경기에 한가지의 진미가 나와도 즐거운데 4가지라니 이날 경기의 품격을 잘 말해준다.
 
1. 감독진의 탁월한 용병술
 
이번 경기에서 감독진은 공격선에 “원톱”으로 하태균선수를, 처진 위치에 리훈선수와 손군선수를 선발로 출전시켜 공격의 세밀함을 더했다. 감독진의 용병술은 적중했다. 전반전 3분경에 손군선수의 절묘한 패스를 이어받은 하태균선수가 재치있게 뽑은 선취꼴이 이를 증명한다.
 
감독진이 야심차게 꺼내든 “제로톱” 전술이 무한줘르팀을 상대로 뽈 점유률(65% 대 35%)은 물론 공격의 세밀함까지 가미되며 전술적으로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는 승리였다. 이것이 이번 승리를 기분좋게 자축할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연변팀의 “원톱”시스템은 상대에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위력적이였음은 분명하였다.
 
2.“최상의 수비는 공격”
 
“박태하식(式) 축구”의 전술적기반은 공격축구에 있다. 박감독이 선호하는 “원톱”시스템은 선수들간의 간격을 적절하게 좁히고 빠르고도 정확한 패스 연결로 뽈점유률을 높여가면서 공격을 시도하기 위한 전형이다. 그동안 모든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할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무한줘르팀과의 홈장전도 마찬가지였다. 중앙수비수 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강한 공격성향을 드러냈다. 좌우 풀백들의 변선돌파는 물론 2득점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배육문선수를 빼고 공격수 김파선수를 투입시킨 점은 바로 박감독의 “공격축구”의 진미를 맛볼수 있다. 그리고 미드필드진에서는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한 뒤 뽈을 빼았으면 빠르게 역습을 시도해 보기 좋았다. 순간적으로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격언을 떠올리게 했다.
 
3. 안정된 수비조직력과 꼴키퍼의 선방
 
조직력도 안정적이였다. 그동안 고공공격과 불안했던 수비조직력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며 새로 투입된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제 몫을 다했다고 본다. 3선의 간격은 경기 내내 촘촘히 유지됐고 공수모두 협력플레이가 원활히 이뤄졌다.
 
이번 홈장전 승리에 지문일 꼴키퍼의 선방도 돋보였다. 전반전 35분경과 후반전 85분경에 있었던 실점에 가까운 위기에 지문일 꼴키퍼의 선방이 아니였다면 2대0 승리는 아니였다는 생각이다.
 
4.“작은 거인”과 “해결사”
 
이번 홈장전에서 연변팀이 세련된 공격축구를 펼칠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은 거인” 찰튼선수의 개인능력은 물론 경기운영과 패싱센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을 가로막는 수비수 2~3명 사이를 공략하는 찰튼선수의 날카로운 패싱력, 중앙지역의  공간을 재빠르게 파고든 하태균선수의 움직임과 마무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전반전 3분경과 40분경에 얻어낸 2득점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오른쪽 측면에서 손군선수가 올린 공을 “해결사” 하태균선수가 재치있게 터닝하면서 강슛을 날려 선취꼴을 뽑아 경기장을 찾은 2만 7000여명의 관중을 열광시켰기 때문이다. 하태균선수의 탁월한 위치선정과 문전침투 그리고 마무리능력은 간판공격수로서의 본능을 선보인 감동적인 순간이였다. 그리고 챨튼선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꼴로 성사시킨 하태균선수는 연변팀에 정말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주었다.
 
연변팀은 이번 홈장전 승리로 선두자리를 굳히게 되였다. 홈장전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던 박감독의 약속을 지킨 하태균이 그 중심에 서있다.
 
(필자는 연변대학 체육학원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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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팀 홈장전이 선사한 4가지 “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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