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최대 명절 방송인 춘제(春節) 특별 프로그램, 이른바 ‘춘완(春晚)’이 막을 내리자 로봇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무대 위 로봇 공연이 화제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로 이어지면서 중국 로봇 산업의 상업화 속도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16일 밤 8시부터 자정 넘어까지 방송된 2026년 춘완 방송 직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JD.com)에서 로봇 관련 검색량은 직전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고객센터 문의는 460%, 주문량은 150% 늘었다. 신규 주문은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 도시와 현(縣) 단위까지 100여 개 도시로 확산됐다.
유니트리, ‘무(武)BOT’으로 다시 존재감
올해 춘완의 중심에는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있었다. 유니트리는 허난 타거우 무술학교와 함께 무술 프로그램 ‘무(武)BOT)’을 선보였다. 지난해 ‘秧BOT’을 한층 발전시킨 무대다.
인간형 로봇 G1과 H2는 배우들과 함께 후진 장애물 통과, 연속 공중제비, 장봉·쌍절곤·장검을 활용한 무술 동작, 취권까지 소화했다. 온라인에서는 “작년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보다 더 부드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은 CCTV 인터뷰에서 “올해 로봇의 헤드 라이다와 다지능 손 등 하드웨어와 제어 소프트웨어 전반을 대폭 개선했다”며 “일반인은 물론 전문 무술인도 수행하기 어려운 극한 동작을 무대에서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들이 달리면서 대형을 바꾸는 고속 동작을 처음 선보였다”며 “순간 최고 속도는 초속 3m를 넘고, 이런 조건에서 정확한 대형을 유지하는 점이 큰 기술적 도약”이라고 설명했다. 연속 공중제비 역시 “여러 대가 동시에 수행하는 고난도 시도”라고 덧붙였다.
왕싱싱은 이번 무대를 두고 “고동적·고협동 집단 제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사례”라며 “향후 로봇 군집 운용과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중요한 시험 무대”라고 평가했다. 이어 “AI 역량이 성숙하면 인간형 로봇이 위험하거나 고강도의 노동을 맡아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니트리는 지난해 11월 국내 IPO 상장 지도 절차를 마쳤으며, 현재 상장 준비를 진행 중이다.
백 대 ‘로봇 판다’ 동시 군무…분회장도 화제
춘완 이빈(宜宾) 분회장에서는 판다 외형의 사족 로봇 100여 대가 동시에 달리고 대형을 맞추며 군무를 펼쳤다. 공개 무대에서 대규모 사족 로봇이 완전 동기화된 공연을 선보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로봇들은 스타트업 매직 아톰(Magic Atom)의 사족 로봇 ‘MagicDog’를 개조한 모델이다. 매직 아톰은 머리 구동 구조를 새로 설계해 고개 끄덕임과 좌우 회전을 자연스럽게 구현했고, 고부하 연속 운용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전력과 통신 제어를 최적화했다.
본무대에서는 인간형 로봇 ‘MagicBot Z1’과 ‘Gen1’이 이양첸시, 언승욱(言承旭) 등과 함께 합동 무대를 꾸몄다. Z1은 분회장에서 360도 회전과 고난도 킥 동작도 선보였다.
매직 아톰은 2024년 출범 이후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연내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대 효과’에서 시장 신호로
전문가들은 “춘완이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실제 소비를 자극하는 시장 신호로 작동한다”고 보고 있다. 로봇이 무대 위 볼거리를 넘어 가정과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춘완 직후 급증한 검색과 주문 수치는 중국 로봇 산업이 화제성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대중 시장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BEST 뉴스
-
미중 정상회담, 무엇을 얻었나…새 합의 나왔지만 남은 숙제 더 크다
▲ 2026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주요 참모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왕이 외교부장과 허리펑 부총리,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 -
러시아 제재까지 낮춘 미국…우크라이나보다 급해진 기름값
▲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대한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로 에너지 공급과 대러 압박 정책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정유시설과 유조선을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막아놓았던 경유 거래를 한시적... -
영화가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나…‘암살자(들)’이 던진 불편한 질문
[인터내셔널포커스]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한 영화 한 편이 스크린 밖에서 더 시끄럽다.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이다. 지난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끌어왔다. 당시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을 쐈고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 -
중국에 등록된 아리랑·판소리…문화유산 보호인가, 문화공정인가
[인터내셔널포커스] 아리랑과 판소리, 김치 제조기술, 추석 풍습까지. 한민족의 삶 속에서 이어져 온 전통문화가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된 사실이 다시 논란을 낳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조선족이 계승해 온 문화를 보호한다는 입장이지만, 문화유산의 전승과 역사적 기원을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남아 ... -
매립 끝낸 중국, 이제 활주로로…남중국해 ‘새 거점’ 윤곽
[인터내셔널포커스]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의 앤털로프 리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매립이 진행된 데 이어 최근에는 활주로로 추정되는 구역의 공사가 뚜렷해졌다. 바다를 메워 땅을 넓히던 단계에서 항공기 운용을 염두에 둔 기반시설 조성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9월 25일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 -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 왜 선진국 지위는 거부하나
▲ 중국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상하이 푸둥 금융지구의 고층 빌딩 전경. (사진=Ernest Jourdier/Wikimedia Commons)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다. 전기차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서는 선진국들과 치열하게 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