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대신, 통과 유조선의 원유 거래를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군사 충돌이 에너지 시장을 넘어 국제 통화 질서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CNN은 14일 이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테헤란이 일부 유조선의 해협 통과를 허용하되 선적된 원유 대금은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는 새로운 통행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상 해상 통제권을 활용해 결제 통화 질서까지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란은 최근 해협 통제 수위를 높여 왔다. 이슬람 혁명수비대 소속 이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지난 2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항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5일 “해협이 공식 폐쇄된 것은 아니지만 선박들이 공격 우려로 통항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대규모 공습한 이후 이어진 군사 충돌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공습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후 이란은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목표물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섰다.
미국도 해상 통제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필요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미군 호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이 결제 통화 조건까지 제시할 경우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달러 패권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카크에 대한 타격도 감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직후 “해협 항행 자유가 방해될 경우 석유 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란 국영 Press TV는 “공격은 군사시설을 겨냥했을 뿐, 석유 인프라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섬에서는 15차례 이상 폭발이 발생했으나 주요 저장시설과 선적 설비는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실제 피해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이란이 위안화 결제를 공식화할 경우 중국의 에너지 결제 영향력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미 중국은 일부 산유국과 위안화 결제 확대를 추진해 왔으며,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전략 요충지에서 이 같은 방식이 현실화되면 국제 원유 거래 구조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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