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단축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 재개에 잇따라 의욕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행보를 단순한 대북 유화책이 아니라 미국 국내정치와 한국과의 관계, 중동 정세, 동북아 전략 재조정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선택으로 분석했다.
27일 중국 관찰자망의 시사대담 ‘양안원탁파’에 출연한 가오즈카이 글로벌화싱크탱크(CCG) 부주임과 라이웨첸 대만 정치대 겸임교수는 최근 한미훈련 단축과 트럼프의 대북 메시지를 동북아 안보질서 변화라는 관점에서 해석했다.
가오즈카이가 먼저 주목한 것은 미국 국내정치다. 그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을 경우 트럼프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는 장면 자체가 외교적 성과이자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는 집권 1기인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고 같은 해 판문점에서도 만났다. 비핵화 협상은 뚜렷한 결실 없이 끝났지만 북미 정상외교는 트럼프 특유의 ‘개인 외교’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한국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됐다.
가오즈카이는 미국이 동맹국에 투자 확대와 안보비용 부담, 대이란 협력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이 한국과의 협상에서 하나의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강한 요구를 제시하면서 북한에는 유화적인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미국이 서울을 거치지 않고 평양과 직접 협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한국에 미국과의 협력 확대를 압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는 가오즈카이의 해석으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정책 목표는 아니다.
라이웨첸 교수는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주목했다. 미국의 관심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한국의 안보 이해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동북아 군사자산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한미훈련 단축은 남북 긴장 완화와 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과 일정 부분 접점이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중동이다.
가오즈카이는 미국이 이란 문제에 상당한 군사·외교 역량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한반도까지 긴장이 높아지면 여러 전선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북한과의 긴장을 낮춰 동북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중동에 집중하려는 계산이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트럼프의 대북 유화 신호는 북한에 대한 단순한 양보라기보다 미국의 군사·외교적 ‘우선순위 조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의 군사력 확대와 미국의 대중국·대러시아 전략도 맞물린다. 두 전문가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역할을 조정하면서 동북아에서 전략적 부담을 분산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결국 이들의 분석은 김정은과의 정상외교를 국내정치의 성과로 활용하고, 한국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한반도 긴장을 낮춰 중동에 집중할 공간을 확보하려는 여러 계산이 트럼프의 대북 접근에 맞물려 있다는 데 모인다.
다만 이는 대담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분석으로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과는 구분된다. 북미 정상외교가 실제 재개될지, 그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과 한미동맹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가 향후 동북아 정세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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