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미·중 협상의 무대가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옮겨가고 있다. 정상회담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양국의 힘겨루기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과 중국 경제·무역 대표단은 지난 20일 뉴욕에서 고위급 협상을 열었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나왔다.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기 직전 양국 경제팀이 먼저 마주 앉았다.
테이블에는 기존 합의의 이행 문제와 교역 확대, 미국산 농산물, 중국 시장 접근 문제 등이 올라왔다. 중국 측도 주요 경제·무역 현안과 기존 합의 이행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인공지능(AI) 문제도 다뤄졌다. 미국 측에서는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AI 관련 상황을 서로 알리는 방안이 거론됐다.
관세와 상품 교역을 놓고 맞붙던 미·중 협상이 이제 핵심광물과 첨단기술, AI까지 한 테이블에서 다루는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 문제와 안보 문제를 따로 떼어 협상하기도 어려워졌다.
반면 교역에서는 틈을 찾고 있다. 전략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상품을 중심으로 거래를 늘리는 방안이 논의됐다. 희토류와 첨단기술처럼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는 남겨두고, 거래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먼저 길을 열어두겠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미국의 대중 기술 규제와 중국 시장 접근 문제는 뉴욕에서 매듭짓지 못했다. 미국은 중국의 기존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의 기술 규제에 반발하고 있다.
결국 어려운 문제들은 워싱턴으로 넘어간다.
뉴욕 회담이 중요한 이유는 거창한 새 합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 아니다. 실무선에서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추리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정상들의 테이블에 올렸다는 데 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두 정상이 마주 앉으면 관세와 무역, 핵심광물, 농산물, 첨단기술, AI 문제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양국 모두 상대와 거래해야 하지만 쉽게 내줄 수 없는 분야도 분명하다. 특히 핵심광물과 첨단기술은 산업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다.
그래서 뉴욕에서는 가능한 거래부터 손을 댔다. 민감도가 낮은 교역에서는 접점을 찾고, 실무진이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는 정상들에게 넘겼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 경제팀이 먼저 움직인 배경도 이 흐름에서 볼 수 있다.
미·중 관계는 경쟁과 거래가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들어가 있다. 한쪽에서는 기술과 공급망을 놓고 벽을 높이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농산물과 일반 상품의 거래를 다시 늘리는 협상을 한다. 관계가 좋아졌다거나 충돌이 끝났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23일 시작된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협상장은 이미 뉴욕에서 먼저 열렸다.
뉴욕에서 해결한 문제보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이제 워싱턴으로 간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담판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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