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확인되는 변화는 북·중 교역이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8월에는 중국의 대북 수출이 약 1억8300만 달러, 북한의 대중 수출이 약 5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지난달 말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신압록강대교 양측 통관시설의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규모 화물 이동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 다리가 완성됐다는 사실과 실제 교역이 늘어나는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와의 연결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9월 북·러 간 첫 도로 교량이 개통되면서 기존 철도 중심의 운송에 새로운 통로가 추가됐다. 러시아 측이 밝힌 하루 통행 능력은 차량 최대 300대다. 다만 시설의 수송 능력이 곧 실제 물동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돈의 흐름에서는 해외 노동자 문제가 눈에 띈다.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은 9월 보고서에서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지난해 4억5000만~8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활동 지역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지목됐다. 북한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다.
북한의 석탄 거래도 다시 논란이다. 지난 6월에는 유엔의 감시 기능이 약화된 틈을 타 제재 대상 석탄 거래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개별 화물의 이동 경로와 거래 규모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북·중·러 경제협력을 하나의 거대한 공동시장처럼 바라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북한의 주요 상품 공급처이고, 러시아는 군사협력과 교통망 확충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세 나라의 연결은 깊어지고 있지만 경제적 역할은 서로 다르다.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정상회담 횟수보다 국경을 통과하는 화물량, 실제 교역액, 해외 노동자 송금 규모다. 북·중·러 협력의 실체는 외교적 선언보다 국경에서 오가는 물자와 돈의 흐름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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